◎선물마련에 5억불 투입이한영씨가 피격당하고 황장엽이이 망명했지만 16일은 북한의 양대 국경일의 하나인 김정일의 55번째 생일.
북한당국은 주민의 동요를 막기 위해 황장엽의 망명사실을 숨긴 채 애써 과열된 분위기를 연출하며 예년과 다름없는 생일행사를 치렀다.
16일의 공식행사는 두 건. 김정일은 어느 행사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날 평양체육관에서는 전국 소년단대표와 김일성사회주의 청년동맹 및 인민군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선 소년단 전국연합단체대회」가 열려 김정일을 위한 「충성동이 효자동이」가 될 것을 열광적으로 합창했다.
또 만수대 의사당에서는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의장, 김영남 외교부장 등 정부관계자 주최로 각국 외교사절단을 초빙한 생일연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북한측은 주체사상을 확고히 견지하겠다고 재천명했으나 황의 망명사실을 알고있는 각국 사절단은 묵묵히 듣고만 있어 분위기는 썰렁했다. 바로 전날인 15일에는 4·25문화회관에서 당정군 고위간부가 참석하는 「김정일 55회 생일기념 중앙보고대회」가 열렸다. 그러나 통상 20∼30명의 주석단 명단을 공개하던 것과는 달리 이종옥 부주석 등 7명의 이름만이 거론 됐다.
북한은 김정일의 55회 생일행사를 위해 3개월전부터 준비에 들어갔었다.
올해 생일은 꺾어지는 해(55)에다, 주석승계를 앞둔 시점이어서 그 의미가 각별했다. 간부들에게 제공할 1,000여대의 외제냉장고와 수십톤의 쇠고기 수입, 주민들에게 줄 선물마련에 5억달러가 투입됐다. 중앙방송 등 관영 매체들은 김정일을 「세계인민을 이끄는 위대한 영도자」, 그의 생일을 「인류공동의 최대명절」로 선전했다.
북한문제전문가들은 『북한이 황의 망명과 심각한 경제난 등 대내외적인 어려움을 숨기기 위해 오히려 올해 생일에 억지로 과열된 분위기를 연출한 것 같다』고 말했다.<박진용 기자>박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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