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서울행 저지위해 시기 앞당겨/탈북자 “대북비방땐 죽음뿐” 경고◇이항구 북한문제 전문가
범행수법, 사용권총, 대담성 등을 볼 때 고도의 테러훈련을 받은 북한공작원의 소행이 틀림없다. 북한은 김일성 부자의 권위를 손상시키는 사람을 「처단 1호」로 꼽아왔다. 실제로 60년대초에 북한은 김일성을 비방한 귀순자 한모씨를 남파간첩을 통해 해치려 한 적이 있다. 한씨는 책 「김일성 장군 개선기」를 쓰고 북 정무원기관지 민주조선 주필을 역임한 거물로 남파됐다가 전향해 「김일성을 고발한다」는 책을 쓰는 등 반북활동을 했다. 이한영씨도 권력승계를 앞둔 김정일의 사생활을 폭로, 「반역자」로 꼽혀 처단대상이 됐을 것이다. 따라서 이번 사건은 오래전부터 계획됐다가 황장엽 사건을 계기로 그 시기를 앞당겼을 가능성이 높다.
◇최주활 전 북한인민무력부 후방총국 용성무역회사 합영부장
황장엽의 망명을 저지시킬 목적으로 자행된 것 같다. 남한에 가도 안전할 수 없다고 협박 하기 위해서이다. 이와 함께 조국을 배신하고 남한으로 가도 결국 죽게 된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갈수록 늘어나는 탈북자를 방지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남한의 탈북자들에게도 대북비방을 하면 이같은 꼴을 당한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판단된다.
◇박두복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북한이 중국과의 외교적 협상으로 황장엽의 망명을 저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저지른 테러라고 본다.
북한으로서는 최강수를 둘 수 밖에 없는 처지다. 김정일의 승계일정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황의 망명은 정권차원에서 반드시 저지해야 할 사건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북한은 테러 이외에도 외교 안보 정책적으로 강수를 둘 것으로 보여 남북간의 긴장관계가 당분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시성 전 남북대화사무국장
북한은 눈엣가시 같은 이한영을 제거하려던 차에 황장엽 망명사건이 나자 이를 결행 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강경한 태도로 미뤄 이번과 같은 사건이 앞으로 몇차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또 테러뿐 아니라 비무장지대에서의 무력시위 등도 예상할 수 있으나 현재 북한내부가 정비되지 않아 현실화할 가능성은 많지 않다.<정리=박진용 기자>정리=박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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