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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영씨 테러­‘황장엽 보호’ 긴박한 북경 영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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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영씨 테러­‘황장엽 보호’ 긴박한 북경 영사관

입력
1997.0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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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차량돌진 대비 철못 저지선/중,밴 5대로 장벽구축 만일의 사태 경계/한인교회 예배 평소 절반참석… 불안 반영황장엽 북한 노동당 국제담당비서가 보호돼 있는 차오양(조양)구 산리툰(삼리돈)의 주중 한국 총영사관에는 16일 새벽 이한영씨의 피습 사건이 전해지면서 중국 공안들이 경비를 부쩍 강화하는가 하면 한국 대사관 관계자들이 초비상 경계태세로 돌입하는 등 긴박한 분위기를 빚었다.

중국 공안당국은 무장경찰 병력이 탑승한 5대의 밴을 추가로 동원, 저지선을 겹겹이 에워싸는 등 경비강화에 만전을 기했다. 이중 3대를 도로 가운데 횡단으로 주차시켜 차량돌진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나머지 2대에는 20여명의 요원들이 분승, 총영사관 주변의 동태를 세밀히 점검했다. 공안들은 저지선 바닥에 철못 장애물을 설치하기도 했다.

○…16일 상오 베이징(북경) 차오양구 량마차오(양마교)로의 21세기호텔(이십일세기반점) 3층에서는 베이징 주재 상사 등 교민 250여명이 모인 가운데 일요예배가 거행됐다.

베이징 한인교회는 전날 중국 공안당국으로부터 신변 안전조치로 모임을 취소해 달라는 통보를 받았으나 평소와 같이 예배를 진행했다. 평소의 일요 예배에는 전체 교민신자 800여명 중 500여명이 참석해왔으나 이날은 250여명만 참석, 교민들의 불안감을 반영했다. 특히 이 호텔의 2층계단 입구에서는 중국공안요원들이 교회관계자들의 협조아래 출입하는 신자들의 신원을 일일이 확인했고 건물 1층 로비에도 사복요원들이 상당수 배치됐다.

예배에 참석한 교민들은 서로의 안부를 묻는 등 긴장되고 불안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박태윤 목사는 예배에 앞서 황의 망명사건과 이씨의 피습사건 등으로 현지 북한인들의 각종 한인 테러 가능성이 높으므로 교민들 스스로가 신변안전에 각별히 신경쓸 것을 당부했다.

주부 이선영(36)씨는 『막내 아들이 다니는 이 곳 한국 유치원이 내일 개학할 예정이었으나 이번 사건 영향으로 개학일을 3월3일로 연기했다』며 안쓰러움을 나타냈다.

○…김정일의 55회 생일인 16일 베이징(북경) 지엔구어믄와이(건국문외) 러탄(일단)공원 부근의 북한대사관 4층 강당에서는 상오 8시30분부터 대사관 직원 등 관계자 2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생일축하 기념행사가 열렸다. 황장엽 비서의 망명사건으로 긴장감이 감돌던 북한 대사관에는 이날 행사에 앞서 북한출신 재중동포들과 일부 중국당국 간부들이 차량에 화환을 싣고 속속 도착했고 강당 상단은 이들이 보내온 화환으로 가득 채워졌다.

한국 취재진과 북한 대사관 정문 부근에서 만난 30대 중반의 북한여인은 『지난해 겨울 이 곳을 방문한 황비서로부터 「주체사상」 강연을 감명깊게 들었다』며 『그런 황비서가 남한측의 주장처럼 「제발로」 남측 공관을 찾아갔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납치주장을 폈다.

그는 특히 『하루속히 남한측이 황비서를 돌려 보내주어야 한다』며 『같은 민족끼리 서로 속이고 헐뜯는 행동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취재진이 황비서의 납치경위를 구체적으로 알고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글쎄 그런 부분은 대사관에서도 일절 알려지지 않고 있다』며 말끝을 흐렸다.

한편 북한 대사관은 내외 보도진이 이날 행사를 취재하기 위해 몰려들자 즉각 서쪽 정문의 경비를 강화하는 한편 중국 공안측에 요청, 취재진의 접근을 통제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베이징=송대수 특파원·장학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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