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랑유럽 거쳐 우리측·미 보호설 유력/혜림모스크바 귀환·북경체류설 등 분분피습된 이한영씨의 어머니 성혜랑은 지난해 2월 동생이자 김정일의 전처인 혜림, 딸 이남옥(31)과 함께 모스크바를 탈출, 망명했다는 설이 터진지 1년여가 지난 지금 우리의 관심권에서 멀어져 있다. 망명실패설과 모스크바귀환설, 베이징(북경) 체류설 등 언론의 안테나에 꾸준히 잡히고 있는 혜림씨와는 달리 성혜랑은 안전한 곳에서 우리측의 보호를 받고 있다는 짐작이 전부다. 한때 독일의 미군부대 거주설이 떠돌았던 성씨 모녀는 현재 미국에 살고 있다는 관측이 가장 신빙성있게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성혜랑은 지난해 두차례 모스크바에 거주하는 허진(본명 응배) 모스크바 국제종합대 이사장 겸 고려일보 발행인 등 지인들에게 국제전화를 걸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1월 사망한 허진과는 평양에 체류할때부터 가깝게 지내 모스크바 탈출이후 안부전화를 해왔다는 것이다. 허진은 생전에 『혜랑이가 해외에서 국제전화를 걸어 왔는데 안전한 곳에 있으니 걱정말라고 했다』면서 『동생 혜림이와는 연락이 닿지않아 안타까워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성혜랑이 동생과 함께 90년말부터 망명직전까지 거주했던 모스크바의 바빌로바 85번지 외국인 전용아파트(이른바 우페데카) 3층은 16일 현재 완전히 비어 있다. 3층 입구에 들어서면 복도 한가운데 걸려있던 대형 동양화도 자취를 감췄다. 「금강산 천선대를 오르면서, 일천구백구십오년 김영철」이라고 적혀 있던 동양화는 성이 북한에서 온 고위인사로부터 선물받아 복도에 내걸었던 것이다.
이 아파트 3층에서 성과 유일하게 함께 살았던 인도인 산지(33·인도대사관 근무)씨의 부인은 『지난해 10월말께 가구를 모두 옮겨가 집이 비어 있다』며 『전에는 가끔 40대 중년 남녀와 마주쳤지만 지금은 누구도 얼씬거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성혜림은 오랜전 모스크바에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을뿐 행방은 아직 묘연하다. 성씨자매가 지난해 초 모스크바에서 스위스행 비행기에 탑승한뒤 그의 행적에 관한 정확한 정보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첩보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각종 소문만이 무수히 나돌고 있다.
그러나 북한당국이 지난해 10월께 바빌로바 아파트의 가구들을 다른 곳으로 옮겨간 것을 보면 성혜림은 남의 이목을 피할 수 있는 새로운 은신처를 구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성씨 자매는 이전에도 노보체브스카야가에 있는 모스크바 국립국제관계대학(므기모 일명 엠기모) 맞은편 아파트에 살다 바빌로바로 옮겨왔었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모스크바=이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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