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의 전처 성혜림의 조카인 이한영씨가 괴한에 의해 피격된 것은 충격적인 사건이다. 범인의 윤곽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여러가지 정황으로 보건대 황장엽의 망명과 관련, 북한의 지령에 의한 보복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보인다. 국민들로서는 주택가에서 무장간첩으로 추정되는 괴한들이 버젓이 귀순자에게 총탄테러를 가할 정도로 우리의 대공경계망이 뻥 뚫렸다는 데에 크게 놀라고 있다. 정부는 조속히 범인들을 색출하는 한편 국내외에서 자행할 북한의 잇단 테러에 대비, 종합적인 경계태세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황의 망명사건 직후 가장 우려되는 것은 보복테러였다. 일반 탈북자들과는 달리 황의 거사는 주체사상의 붕괴이자 김정일체제에 치명타를 가한 것이어서 저들은 체제의 권위유지를 위해 무슨 짓도 저지를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북한은 「남한에 의한 납치로써 응분의 조치」 운운하며 협박했다. 과거 숱하게 보복을 들먹였고 작년 잠수함사건때는 「천배 백배의 보복」을 외쳤지만 이번 경우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닌 것이다.
이번 일이 북한에 의한 테러라면 이것은 여러가지를 노린 듯하다. 우선 황의 망명에 대한 보복시위이고 남한에서 무슨 일도 자행할 수 있음을 과시하는 것이며 또 탈북자들에 대한 위협도 담고 있다. 특히 첫 대상을 이씨로 삼은 것은 그가 성혜림사건후 김일성 부자의 변태적이고 지저분한 사생활과 행태를 폭로, 「수령과 지도자동지」를 먹칠했다고 판단한 때문인 듯하다. 이번 테러를 간첩들의 소행으로 보는 것은 그들이 쏜 권총이 아웅산사건, 김현희 등의 KAL폭파사건, 잠수함사건때 간첩들이 지녔던 것과 같은 벨기에제 브라우닝22구경이고 또 이씨가 피격직후 「간첩」이라고 말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아무튼 수도권에서 북한의 테러보복이 버젓이 자행된 것은 경악할 일이다. 우리의 대공망은 80년대 중반이후 크게 해이되어 왔다. 황이 남한 곳곳에 수만명의 간첩과 동조자들이 있다고 말한 것이 그대로 증명될 정도로 대공망은 완전히 뚫려 간첩들이 활보하게까지 된 것은 참으로 위험천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는 안보대책에 관한 정부의 실정과 태만을 비롯, 잇단 부정비리, 끊임없는 정쟁과 사회불안 등 복합적인 요인 때문인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이번 총격은 북한이 황사건을 계기로 체제유지를 위해 전쟁도발에 앞서 펼칠 테러공세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비상한 자세로 대공태세를 강화, 우선 국내에 숨어 있는 간첩 색출작업을 대대적으로 펼쳐야 한다. 더 이상 간첩들이 남한에 발을 붙일 수 없게 해야한다. 아울러 제2·제3의 테러를 막기 위해 공항 등 주요기관의 경계를 서둘러야 한다.
한편 북한은 중국에 300여명의 특수요원을 파견하는 등 일련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기습적인 황의 납치기도는 물론 한국공관과 상사주재원 학생 관광객들에 대한 살해·납치·습격 등 예상되는 테러에 만반의 경계를 해야 한다. 전세계 각국도 북한의 테러지역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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