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당 3명이상” 서울 잠입한듯/“황장엽 망명 경고 메시지” 분석/피격 이한영씨 뇌사 “소생불능”정부당국은 3명 이상의 북한간첩이 15일 밤 김정일 전 동거녀 성혜림의 조카 이한영(36)씨를 살해하려 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경찰 안기부 기무사 정보사 등으로 구성된 합동신문조는 16일 범행현장에서 수거한 탄피가 83년 아웅산 폭탄테러, 95년 부여 무장공비 침투사건때 북한이 사용한 6.35㎜ 벨기에제 브라우닝 권총 탄피인 사실을 확인했다. 합신조의 한 관계자는 『이 탄피는 또 과거 북한이 간첩신고자 보복살해사건시 사용한 것과 동일한 것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합신조는 피격직후 이씨가 「간첩」이라고 두 차례 말했고, 소음기를 사용했으며, 머리를 정확히 겨냥해 쏜데다, 치밀한 사전계획에 따라 범행·도주한 사실 등으로 미뤄 이씨 피격은 고도로 훈련된 북한 간첩의 소행이라고 보고 있다.
합신조 관계자는 『여러 정황과 증언을 고려할 때 범인들은 북한 사회문화부 소속 공작원으로 보인다』며 『범인이 탄피를 남겨두고 도주한 것은 북한 노동당 국제담당비서 황장엽 망명에 따른 대남 경고성 행위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범행대상을 이씨로 정한 것은, 북한에 있을 당시 이씨의 사회적 지위 등을 감안할 때 탈북자들에게 일종의 경각심을 주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합신조는 범인들이 침투간첩일 것으로 보고 있으나 고정간첩 또는 침투간첩과 고정간첩의 합동범행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합신조는 범행 직후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범인으로 보이는 2명을 목격한 주민 장희철(44)씨가 주차장 출입구에서 거동수상자 1명이 더 있었다고 증언함에 따라 범인들이 승용차를 타고 서울쪽으로 도주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경찰은 성남 분당경찰서와 서울경찰청 등 2곳에 수사본부를 설치, 주민들을 대상으로 탐문수사를 하면서 요인 보호, 주요시설 경계와 검문검색을 강화하는 한편 경기도 전역에 갑호비상령을 발령했다.
피격된 이씨는 소생이 불가능하며 뇌사상태로 알려졌다. 이씨 부인 김종은(29)씨는 『남편이 머리에 총탄 1발을 맞았다』며 『산소호흡기는 당분간 떼지 않겠다』고 말했다.<서사봉·홍덕기·정진황 기자>서사봉·홍덕기·정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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