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한국인 예배장소 제공말라”/북 “보복 복안있다”“피에는 피” 위협/우리 사진기자에 육체적 위해 가하기도황장엽 노동당 비서가 망명 신청한 직후부터 「피에는 피」 「백배 천배 보복」 「응당한 대응조치를 취하겠다」는 등의 발언으로 험악한 분위기를 빚고 있는 북한측 인사들은 베이징(북경) 한국공관 주변은 물론 시내 곳곳에서 도발적인 언행을 일삼고 있다. 북한측 요원들은 15일 새벽 대사관 소속 승용차로 한국 총영사관 주변에 설치된 저지선의 돌파를 시도하는가 하면 이날 상오에는 북한 대표단의 베이징 도착을 취재하던 한국 사진기자들에게 육체적 위해를 가하기도 했다.
이처럼 북한측의 태도가 거칠어짐에 따라 중국 공안당국은 황이 머무르고 있는 한국 총영사관 주변의 경계를 강화하기 위해 중무장한 50여명의 인민무장경찰요원들을 추가로 배치했다. 물대포, AK47 자동소총 등을 갖추고 철모까지 쓴 이들은 인민 무장경찰 중에서도 선발된 엘리트 요원들로 알려졌다.
중국 무장경찰들은 날이 어두워 지자 기존 100m의 간격을 유지하던 저지선을 300m로 확대했다. 이같은 조치는 발생할지 모를 북한 특수 공작요원들의 로켓포 공격이나 차량폭탄 테러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대비책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측은 한국 총영사관 인근에 승용차 5대를 주차 시킨 채 차량마다 4명이 1개조로 탑승, 망원경 등을 동원해 24시간 총영사관의 동태를 감시하며 수시로 차량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중국 공안당국은 15일 베이징(북경)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에 대한 신변 안전조치의 하나로 매주 일요일 한인들이 예배를 하는 베이징시내 호텔인 「21세기 반점」에 16일에는 한국인들에게 예배장소를 제공하지 말도록 권유했다.
공안당국은 황장엽 북한 노동당 비서 망명사건으로 긴장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어 다수의 한국인들이 일시에 한 장소에 모일 경우, 위험할 수도 있다는 판단하에 이같이 권유한 것으로 보이며 호텔측은 이에 따라 교회 관계자들에게 그 내용을 통보했다.
○…지엔구어믄와이(건국문외) 르두안(일단)공원 부근에 위치한 북한대사관은 이날 하오 3층 건물의 모든 창문에 커튼을 내리고 주차해 놓았던 모든 차량까지 치워 텅빈 분위기. 이는 이날 증파된 실무협상대표단이 중국 외교부를 방문하고 공작요원들이 한국 총영사관을 감시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은 당 조직지도부 요원 등 수십명을 14일 베이징에 파견, 이번 사건의 구체적 경위와 책임소재 등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작업에 착수했다고 한 소식통이 15일 밝혔다.
이 소식통은 조직지도부 부부장을 단장으로 한 조사단의 최우선적 조사 대상은 주중 북한대사관의 주창준 대사를 비롯, 대사관 당비서, 정보책임자 등이며 이들 대부분은 엄중한 문책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주중 북한대사관측은 현재 『어떠한 형태로든 황의 한국행은 용납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북한대사관의 한관계자는 『천에 하나 만에 하나 관례에 따라 황이 망명할 경우 우리측은 어떤 마찰도 감수하겠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측은 이미 황의 망명저지 및 대남보복 복안이 서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북한 및 선양(심양) 옌볜(연변) 등에서 공식 비공식적으로 파견된 특수요원과 그동안 중국내에서 각종 신분으로 위장한 특수공작원등 수백명이 베이징에 집결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우리공관을 포위, 감시하는 한편 주요 한국인들의 동향을 파악하고 있으며 만일의 경우 살해, 납치, 테러 등도 획책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베이징=송대수 특파원·장학만 기자>베이징=송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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