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사태 은감원에 감독부실 책임/포철 코렉스 도입 박태준씨 때 결정”청와대 경제수석실과 재정경제원 금융정책실이 14일 밤 모임을 갖고 최근 한보사태와 금융개혁방안에 대해 격의없는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져 발언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석채 청와대경제수석은 한보철강이 회생이 불가능한 상태였기 때문에 부도처리가 불가피했음을 강조했다는 것. 그는 『한보는 회생이 불가능한 중환자가 인공호흡기를 끼고 있는 격이었다. 지금 살려보았자 며칠 지나면 죽을 것임을 뻔히 아는데 어떻게 인공호흡기를 떼지 않을 수 있는냐』고 말했다.
이 수석은 지난달 23일 한보 부도처리직후 정태수 총회장이 주식을 갖고와 부도철회를 요청한 것과 관련, 『당시에도 정총회장은 주식만 갖고 왔지 경영권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 특히 금융결제원에 의해 최종부도처리돼 법률적으로, 제도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수석은 그러나 『한보사태는 자율화과정에서 관료들이 손을 놓다보니 힘의 공백이 생겨 곪아터진 사건』이라며 관료들에게 넓은 의미에서 책임이 있음을 지적했다. 또 95년초 한국은행법 개정논의때 나왔던 금융감독원 설립문제를 언급하며 『금융감독원을 만들었다면 이런 사태는 없었을 것』이라고 은행감독원의 감독부실책임을 지적했다.
이수석은 코렉스(용융환원제철)설비에 대해 『경제성이나 환경보호측면에서 대단히 좋은 공법』이라고 강조한뒤 『포항제철이 코렉스를 도입하게 된 것은 박태준 회장시절 결정된 일인데 박 전회장이 코렉스공법에 문제가 있는 양 말한다』며 박 전회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금융개혁방향과 관련, 『결국 실행은 재경원의 몫임을 금융개혁위원들에게도 강조했다』며 「재경원 배제론」을 해명했다. 이날 모임은 금개위 구성 등과 관련해 이수석과 재경원 금융정책실간에 알력이 있는 것처럼 비춰지자 이를 정리하기 위해 이수석의 초청형식으로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정희경 기자>정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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