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훼손 혐의로 포브스지 제소러시아의 7대 재벌그룹에 속하는 로고바즈사의 소유주로, 막강한 국가안보위 부서기로 돈과 권력을 양손에 쥔 보리스 베레조프스키(50)가 최근 자신을 비난해 온 언론을 향해 적극 공세에 나섰다. 베레조프스키는 14일 미국의 유명 경제주간지 포브스를 명예훼손으로 영국법원에 제소, 언론의 비난에 더이상 침묵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매스컴들로부터 수차례 공격당해 온 그가 기사내용과 관련, 사법적인 조치에 호소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문제의 기사는 지난해 12월 포브스지에 실린 「크렘린의 대부, 베레조프스키」.
그가 시장경제 도입의 혼란기에서 정치권력과 마피아 세력을 업고 재벌로 성장한 뒤 검은 돈으로 크렘린을 매수, 실세로 등장하기까지의 과정과 권모술수를 폭로한 내용이다. 포브스는 이 기사에서 베레조프스키를 「크렘린의 대부」 「악마의 그림자」 등으로 묘사하면서 그가 구KGB요원들을 고용, 세력확장에 방해가 되는 인물들을 제거, 러시아에서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는 특히 2년전 발생한 저명 방송인 블라디미르 리스티예프 ORT방송사장 피살사건의 배후로 그를 지목했다.
실제로 그의 출세과정은 러시아에서는 풀기 어려운 수수께끼의 하나로 남아 있다. 여러 언론매체가 진상을 밝히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제대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베레조프스키의 대 언론 공세가 또 다른 폭로전을 야기할지 언론의 입막음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모스크바=이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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