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비자금 1,350억 사용처 안밝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비자금 1,350억 사용처 안밝혀

입력
1997.02.16 00:00
0 0

◎정씨 조성 총 5,000억중 3,650억만 파악/나머지 유입처 조사안해 축소·봉합 의혹대검 중수부(최병국 검사장)가 한보그룹 정태수 총회장이 90년이후 한보철강 시설자금 명목으로 대출받은 5조원중 5,000억원을 비자금으로 조성했으며 이중 1,350억원 가량의 사용처가 불분명한 사실을 확인하고도 최종 유입처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아 축소·봉합수사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압수한 한보그룹 회계장부 검토와 재정본부 임직원 조사결과 한보철강은 90년이후 산업은행, 제일은행 등 은행 차입금과 사채 등을 합해 모두 5조원을 시설자금으로 조달했다. 한보철강은 5조원중 당진제철소 공사비로는 3조5,000억원만 투자하고 1조원을 회사 운전자금으로 회계처리했다. 운전자금 1조원에는 결손보전액 5,000억원과 건설비 이자 5,000억원이 포함돼 있다. 건설비 이자의 경우 회계장부에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한보철강이 아직 제품을 생산하지 않아 기업회계상 불법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검찰은 정총회장이 총 조달액 5조원중 시설투자비 3조5,000억원과 운전자금 1조원을 뺀 5,000억원 가량을 전용, 비자금으로 조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현재까지 수사결과 이 비자금중 ▲상아제약과 동아시아가스 등 계열사 인수에 700억∼800억원 ▲정총회장의 개인세금과 주식 증여세 등에 152억원 ▲전환사채 발행에 1,000억원이 사용되는 등 3,650억원 가량의 사용처를 파악했으나 나머지 1,350억원의 사용처는 밝혀내지 못했다.

정총회장의 씀씀이 등 로비행태로 볼 때 사용처가 규명되지 않은 1,350억원중 상당액이 정·관계 인사들에게 뇌물로 흘러갔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이 찾아낸 뇌물제공액은 홍인길 의원 8억원, 황병태 의원 2억원, 정재철 의원 1억원, 권노갑 의원 2억5,000만원, 김우석 전 내무부장관 2억원, 신광식 전 제일은행장과 우찬목 전 조흥은행장 4억원씩 모두 23억5,000만원에 불과하다.

검찰은 박재윤 전 통상산업부 장관등 전·현직 관료들을 서울지검에 극비 소환, 참고인 진술만 받고 돌려보내는 등 해명성 수사양태를 보이고 있어 벌써부터 재수사의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특히 청와대 비서실, 재정경제원, 은행감독원, 통상산업부 등 한보커넥션의 핵심으로 지목돼 온 관계인사들의 경우 김 전내무장관을 제외하고는 단 1명도 비위혐의를 밝혀내지 못했는데도 관계 비리커넥션에 대한 수사를 사실상 마무리했음을 선언했다.<이태규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