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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떠오르는 당권­대권분리론/민주계,한보 자구차원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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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떠오르는 당권­대권분리론/민주계,한보 자구차원 제기

입력
1997.0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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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계 대표’에 회의론도당권―대권분리론이 신한국당 내부에서 또다시 제기되고 있다. 당권―대권분리론은 지난해말 여권일각에서 거론되다 사그러들었다. 요즘들어 재거론되는 당권―대권 분리설은 지난해말과는 사뭇 양상을 달리하고 있다. 지난번 경우는 민주계가 당내 경선에 나설 경우 자유경선이 보장될 수 없고, 본선에서의 승리 가능성이 희박하므로 대권을 포기하고 당권을 맡아야 한다는 게 골간이었다. 여기에는 민주계가 당권장악을 통해 정권재창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뒤 그 지분을 가지고 차기정권에서 권력을 분점한다는 민주계 나름대로의 구상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또다시 떠오르는 당권―대권분리론은 이와는 달리 민주계의 자구책 성격이 짙다. 신 당권―대권분리론은 한보사태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민주계가 선택한, 생존을 위한 차선책 측면이 강하다. 민주계의 유력한 대선예비후보인 최형우 고문과 김덕룡 의원이 한보사태로 깊은 상처를 입는 등 민주계 전체가 자칫 공멸의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민주계의 핵심실세중 한명이 대권에서 벗어나 당권을 추구하는 것만이 민주계의 향후 정치적 입지를 보장받는 길이라는 판단이다.

당권―대권분리론은 또 당정개편이후의 당 대표는 집권후반기를 이끌어갈 강한 리더십과 장악력, 정치적 경륜 등을 갖춘 인물이어야 한다는 당위론을 제시하고 있다. 또 새 대표는 누가 되든 대권후보군에서 떨어져 나와 경선과 대선을 이끌어야 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다시말해 실세인 동시에 대권후보가 아닌 대표여야 한다는 견해이다.

당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민주계가 배제된 당정개편 가능성에 대해 민주계는 『정치의 정자도 모르는 소리』라고 일축한다. 정치는 세싸움인데 당내에서 가장 큰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민주계가 정부는 몰라도 당에서조차 배제된다는 것은 현실을 도외시한 발상이라는 주장이다.

민주계는 또 영입파나 민정계 등 여타진영에서 대표를 기용할 경우 김영삼 대통령이 져야할 정치적 부담이 만만찮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에대해선 민주계 내부에서조차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 마땅한 대안이 없는 게 사실이긴하나 민주계에 대한 여론이 최악인 상태에서 당대표에 민주계를 기용하는 것이 국민정서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민주계 내부에서도 인정하는 사람이 적지않다.

당권―대권분리론자들이 눈길을 보내고 있는 쪽은 최형우 고문이다. 최고문은 지난번 당권―대권분리설에서도 이미 당권쪽 핵심인물로 거론된 바 있다. 민주계로선 그의 대표기용이 여전히 최상의 카드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최고문측은 『예나 지금이나 목표는 하나다』라며 당권카드를 사양하는 입장이다. 최고문측은 대신 이한동 고문이 어떠냐는 뜻을 넌지시 비치고 있다. 그가 민정계이지만 영입파와 당내파의 중간자적 입장에서 당내 구심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인물인데다 정치력면에서도 이미 검증받은 상태가 아니냐는 것이다.

어느쪽이든 민주계내에선 당정개편을 앞두고 대안부재론과 함께 당권―대권분리론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홍희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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