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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도긴장 푼듯 안정 되찾아/황장엽 망명­한국공관서의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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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도긴장 푼듯 안정 되찾아/황장엽 망명­한국공관서의 3일

입력
1997.0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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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독서… 두툼한 한국이불에 만족/김덕홍과 딴방 사용… 가끔 불러 담소도/교수때 제자 등과 절연 가장 애석해 해12일 한국으로의 망명을 신청한 황장엽 북한 노동당 국제담당비서는 불안과 초조속에 5평 남짓한 주중 한국대사관 총영사관 2층 Y모 참사관방에서 사흘밤을 보냈다.

황은 74세의 고령자 답지않게 건강한 편으로 대사관측에서 제공하는 식사도 소식이지만 잘하고 있으며 비교적 잠도 잘 자고 있다. 낮에는 주로 독서로 소일하고 있다고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전했다.

황은 망명 첫날인 12일 밤에는 극도의 긴장과 관계자들과의 면담 등으로 잠을 제대로 못 이루었으나 다음날부터는 정상을 되찾아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황은 임시로 마련한 간이침대를 사용하고 있으나 별다른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며 특히 두툼한 한국 이불이 무척 따뜻하고 포근하다고 만족해 한다는 것이다.

김덕홍 비서와 다른 방을 쓰고 있는 황은 가끔 김을 불러 북한측의 동향, 중국당국의 분위기 등 궁금한 사항을 묻거나 담소하곤 한다.

황이 머무르는 방에는 TV 신문 등이 제공되지 않아 망명사건과 관련된 보도는 접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황은 한국 대사관측이 제공한 상하 운동복차림으로 생활하고 있으며 가끔 창밖을 통해 경비상황을 관심있게 지켜보곤 한다.

한국 대사관측은 현재 황의 신변안전과 체력을 유지하기 위한 식사에 가장 많은 신경을 쓰고 있으며 가급적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게 하고 있다.

황의 식사는 총영사관 인근 H한식점에서 한정식을 시켜 먹고 있는데 가끔 햄버거로 끼니를 때우기도 한다. H한식집은 백반, 국, 갈비, 게장을 주로 제공하는 등 특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특히 황이 좋아하는 치즈와 빵 종류는 떨어지지 않도록 항상 준비하고 있으며 에비앙 생수와 과일도 제공하고 있다.

황은 관계관들과의 대화에서 당비서나 조평통 부위원장 등 명예나 권력 등을 잃은 것보다 김일성종합대학 교수 시절 맺은 동료, 제자들과의 인연이 끊어지게 된 것을 제일 애석해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사관은 50여명의 직원을 2개조로 나눠 하오 6시부터 다음날 상오 8시까지 교대로 황을 보호하고 있다.

물론 총영사관 주변 50여곳에는 중국 공안당국에서 나온 수십대의 차량과 70∼80명의 경비병들이 경계 근무를 하고 있다.

정종욱 대사도 황의 안정을 위해 하오 늦게 찾아가 대화를 나누고 위로를 하며 앞으로 전망 등을 귀띔, 안심시키고 있다.

대사관 관계자는 지금까지 황이 고령자답지 않게 잘 버티어 주었으나 사건이 장기화할 경우 심신불안 등이 염려된다고 걱정했다.<베이징=송대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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