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들레르에겐 마귀들이요/앙드레 말로는 열등한 존재라 평했던/‘문학속의 여인들’ 다시 읽는다프랑스 시인 샤를르 보들레르는 자신의 시에서 <오! 동정녀들이여, 마귀들이여, 괴물들이여, 학대받는 자들이여…> 라고 여성에 대해 읊었다. 이처럼 문학 속에서 여성은 남성의 관점으로 묘사되고, 남성이 만들어놓은 허상 속에서 분석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오!>
세계적 명성을 얻은 프랑스 소설가 18명의 작품 속에 나타난 여성의 모습을 여성의 시각으로 재평가한 작업이 이루어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용숙 전 이화여대 교수, 소설가 김서경씨, 김윤응 건국대 강사, 박혜경 영남대 교수, 주영경 전북대 교수, 최영호 한양대 강사 등 이화여대 불문과 출신 6명이 함께 발표한 「프랑스 소설 속의 여인들을 찾아서」(여성신문사간)가 그것이다. 프랑스어를 공부하고 연구하는 공저자들은 예전에 읽었던 모든 작품을 새로운 각도에서 다시 읽는 일부터 작업을 시작했다. 많은 독자들이 과거에 느꼈던 여주인공에 대한 추억어린 감상은 이 책을 통해 많이 뒤바뀐다.
이용숙씨는 앙드레 말로의 「인간조건」을 분석하면서 『여성은 태어나면서부터 열등한 존재로 남성과 같은 사회의 일원으로 취급받지 못하고, 젊은 이상주의자들이 주장하는 자유와 평등의 원칙이 여성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한마디로 「인간조건」은 남자들만을 위한 조건』이라고 논리를 펴고 있다.
여성작가의 작품에서도 남성적 시각을 찾아냈다. 박혜경 교수는 「보부아르와 반쪽의 여성주의」라는 글을 통해 시몬느 보부아르의 비여성적 모습을 비판했다. 박교수는 『보부아르는 신화적인 한쌍으로 알려진 사르트르-보부아르 관계를 유지하는데 병적으로 집착했고, 여성이 처한 상황을 초월한 위치에서 여성문제를 꿰뚫어 보는 남성적이며 우월한 존재로서 자신을 설정했다. 이러한 이중적인 심리상태는 「제2의 성」과 여러 소설 속에서 일관되게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저자들은 맺음말을 통해 『이제 예술과 소설의 이름아래 글과 기호 속에 가려 보이지 않던 무의식을 집어내기 위해 뒤집어 읽기, 다시 읽기, 여성의 시각으로 읽기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권오현 기자>권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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