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한보와는 무관한 돈”한보사태를 둘러싼 여야의 싸움이 「거액 축의금」 공방으로 까지 번졌다. 신한국당은 14일 김철 대변인 성명을 통해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는 95년 12월19일자 일본 마이니치(매일)신문과의 회견 때 외부로부터의 자금수수에 관해 언급한 바 있다』며 꽤 시기가 지난 구문을 들고 나왔다. 김대변인 이 신문기사 사본과 함께 밝힌 김총재의 회견내용은 이렇다. 『모 재벌총수가 아들 결혼식 때 청와대 지시라면서 6억원을 가져왔다. 그 총수는 「3억원은 재벌 돈이고 나머지 3억원은 청와대 자금」이라고 했다. 그중 청와대 3억원은 반납하고 재벌돈 3억원은 받았다』
신한국당이 1년2개월전의 김총재 발언을 다시 드러내 문제삼는 배경은 간단하다. 모 재벌총수가 누구냐는 것이다. 김대변인은 성명발표후 『재벌이 누구냐』는 질문에 『우리도 몰라서 물어보는 것 아니냐』며 특유의 눙치기로 답변을 대신했다. 하지만 신한국당이 의도하는 답은 빤해 보인다. 김대변인의 성명은 바로 얼마전에 나왔던 일부 보도내용과 정확히 들어맞는다. 『야권의 고위관계자가 정태수 한보총회장으로부터 6억원을 받아 3억원을 되돌려주었다는 진술이 한보사태 수사과정에서 나왔다』는 게 그것이다.
국민회의는 펄쩍 뛴다. 김대중 총재는 이날 『과거에 그같은 돈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 기업은 결단코 한보와 무관하다』고 말했다. 또 설훈 부대변인은 『김총재는 90년 3남 홍걸씨 결혼식 때 모 기업인으로부터 3억원을 정치자금으로 받았다. 김총재는 이같은 사실을 과거 수차례 자진해서 공개했다. 따라서 김대변인의 성명은 도리어 김총재가 깨끗하다는 것을 반증해 준다』고 주장했다. 거액 축의금 문제가 한보사태 여파로 다시 되살아나 꿈틀거리고 있다.<홍희곤 기자>홍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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