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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의 드라마 “빛나는 학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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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의 드라마 “빛나는 학사모”

입력
1997.0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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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자씨­입에 막대기 물고 공부 독학사 취득/고운산씨­중증장애 딛고 서울대 미대 수석졸업휠체어에 몸을 의지해야 하는 동갑의 남녀중증장애인 2명이 인간승리의 대드라마를 연출했다. 14일 제5회 「독학에 의한 학사학위 수여식」에서 특별상을 받은 이윤자(31·여)씨와 서울대 최우수 졸업생으로 확정된 고운산(31·미대 동양화4)씨.

경기 평택시 안일여고를 졸업한 이씨는 재수중이던 85년 11월 도서관에 가기위해 안양시 자취방을 나섰다가 택시에 치여 척추를 다치는 바람에 팔 다리를 못쓰는 척추장애인이 됐다. 독서광인 이씨는 93년부터 독학사를 취득하기 위해 입에 막대기를 물고 컴퓨터 자판을 누르는 식으로 글을 써가며 공부, 대필시험관 앞에서 구술시험을 4차례 치르고 4년만에 독학사 학위를 받았다. 94년 PC통신 장애인동호회를 통해 알게 된 남편 이현수(33·기계설계사)씨와 지난해 6월 결혼한 이씨는 『장애인과 결혼해 준 남편의 사랑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4.3점 만점에 평균 학점 3.81점으로, 서울대 미대 수석을 차지해 단과대 수석이 해마다 돌아가며 하는 졸업식 답사를 하게 된 고씨 역시 소아마비로 다리를 못쓰는 중증 장애인. 제주대 동양화과를 졸업한 뒤 93년 서울대 미대에 재진학한 고씨는 4년동안 야외 스케치수업에 단 한 차례도 빠지지 않을 만큼 열정을 보였다. 고씨는 91년 차린 미술학원을 계속 운영하며 학비를 대고 집안 살림까지 책임지고 있다.<정진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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