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차량 통제선 접근 중 공안원들과 실랑이/김정일 생일 축하 리셉션·사절단 취소도황장엽 북한 노동당 비서가 망명요청을 한지 사흘째인 14일 베이징(북경) 주재 한국 공관 주변은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 공안당국은 북한측의 테러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 경계를 강화했다.
○…14일 하오 4시30분께 황장엽비서를 보호중인 주중 한국 총영사관 앞에 장갑차, 탱크가 나타났다는 소문이 나돌아 베이징(북경)시내 각 곳에서 취재하던 1백여명의 기자가 집결하는 등 대소동이 벌어졌다.
일부 외신은 확인도 않고 급전으로 이같은 사실을 타전하기도 했으나 확인결과 「경0A0678호」 경비책임자의 방탄차량으로 드러나 해프닝으로 끝났다.
○…하오 8시40분께에는 주중 북한대사관 번호판 「편133×××호」를 단 검정색 밴츠가 중국공안당국이 설치한 동쪽 통제선에 접근, 중국 공안원들과 10여분간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차에 타고 있던 2명은 접근해 경위를 묻는 기자들에게 『아무것도 묻지말라』며 신경질적인 발작을 보이다 사라졌다.
○…황장엽 사건으로 16일로 다가온 김정일의 생일잔치가 엉망진창이 될 전망이다. 북한의 주창준 중국대사는 당초 15일 대규모 사절단을 이끌고 김정일 55세 생일 축하를 위해 평양에 가려 했으나 취소했다. 북한대사관측도 축하리셉션을 취소하고 16일 중국동포, 북한 교민 등 일부 인사만 모여 간단히 축하식을 치르기로 했다. 그러나 베이징에서 비공식 북한대사 역할을 하던 여승철 전 핀란드대사는 13일 평양으로 떠났다.
○…베이징 한국 공관 주변에는 13일 밤부터 북한 차량 10여대가 몰려와 밤샘을 하는가 하면 건장한 청년 수십명이 떼로 몰려다니며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옌볜(연변)지역에서는 북한 교포들이 모두 모여 울분을 토하는가 하면 일부는 베이징으로 떠난 것으로 전해져 긴장감이 더욱 높아졌다.
○…한국대사관측은 무관부에서 북한측의 주요 테러 목표가 될 수 있는 정종욱 대사를 밀착경호하고 있다. 그러나 인원이 부족한 실정.
○…베이징 시내 Y빌딩에 있는 유엔난민고등판무관(UNHCR) 베이징사무소(소장 게리 퍼킨스)는 14일 황장엽 망명요청 사건과 관련, 현재까지 남·북한과 중국 어느 쪽으로부터도 사건개입 요청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퍼킨스 소장은 『이번 사건은 본인의 의사 확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제하고 『남·북한과 중국 어느 한 곳이라도 요청이 있으면 (국제협약에 따라) 개입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만약 중국이 (한국에) 신병인도를 거부할 경우 유엔 난민지원협약에 따라 본인의사를 확인한 뒤 처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베이징=송대수 특파원>베이징=송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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