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부패 체험사례 “눈물고발”/수출품 통관불허에 돈든 케이크 들고 사정 해결/대출·세금·공장허가·소방·순찰 「사례비」 폭로지난달 노동계 총파업을 비판하는 광고를 일간지에 게재, 화제를 모았던 재이손산업 대표 이영수(60)씨가 이번엔 관료들의 부정부패를 강도높게 고발하고 나섰다. 이씨는 14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기업인 2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신라호텔에서 개최한 조찬세미나에서 「한국경제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하나」라는 주제로 강연하면서 눈물까지 흘리며 자신이 체험한 부정부패사례를 고발했다.
이씨는 82년 연말 수출을 해야 하는 골프백이 뚜렷한 이유없이 잡화수출검사소에서 불합격판정을 받아 공장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 이씨는 『담당과장은 아무리 수출기일을 맞춰야 한다고 말해도 미동도 하지 않았으나 뇌물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씨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파티를 벌이는 담당소장 집으로 돈이 든 케이크상자를 들고 찾아가 무릎을 꿇다시피 통사정한 끝에 수출해 근로자들의 임금을 줄 수 있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또 세금 6천3백만원이 부과된 87년엔 『1천5백만원을 주면 잘 봐주겠다』는 제의를 거절한 일이 있다. 최근엔 군사시설보호지역의 공장허가문제로 어려움을 겪다가 건축비 1억3천만원의 4분의 1 가까운 3천만원을 주고 해결했다. 그는 문민정부가 들어서기 전의 일이라는 단서를 단뒤 『경찰차 파출소 순찰차 백차 전부가 「월부금」을 받으러 왔으며 소방서는 「기업주들 가슴에 불을 붙이고 돈을 뜯어가는 게 일과」였다』는 말도 했다.
은행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씨는 『모든 기업인들이 겪는 일이겠지만, 대출을 받으러 은행에 가면 「지점장님을 만나 보시지요」라는 말을 듣게 되며 그때부터 대출액의 몇%를 바쳐야 하는지 고민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변형섭 기자>변형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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