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최대의 소수민족인 카렌족의 독립운동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정부군이 13일 동부 태국 접경지역의 카렌족 본거지를 완전 장악한 것이다. 정부군은 12일 하오부터 이날 저녁까지 박격포 등 중화기와 최소 5개 사단 6,000여 병력을 동원, 흐티카플러의 카렌민족동맹(KNU) 사령부에 대한 대규모 공세를 감행했다. 사령부 일대는 쑥대밭이 됐고 8,000여명이 국경을 넘어 태국 북부지방으로 피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태국 접경지역의 한 구호요원은 『이런 대규모 공세는 결코 전에 볼 수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들은 이번 대공세를 소수민족 반군들의 피난처가 돼 온 태국 접경 밀림지역의 모든 거점을 최종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첫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KNU는 군사정부와 휴전협정에 서명하지 않은 유일한 소수민족 반군단체다. 양측은 최근 18개월간 5, 6차례 평화협상을 해왔으나 아무런 합의도 보지 못했다. 이에 따라 미얀마 군사정부는 마지막 남은 기지들을 소탕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렌·카친·샨·라카인·몬족 등 미얀마 소수민족들은 원래 식민지 독립 당시 「팔롱합의」에 따라 미얀마 독립영웅 아웅산 장군(반정부 지도자 아웅산 수지의 아버지)으로부터 10년후 자치·독립을 약속받았다. 그러나 아웅산이 암살되면서 이 합의도 무효가 됐고 이때부터 독립투쟁이 시작됐다. KNU는 49년 봉기때 수도 양곤을 거의 함락시키는 단계까지 갔다가 이후 태국 국경 쪽으로 밀려났다.
카렌족은 94년 정부군의 건기 대공세때도 사령부를 빼앗긴 바 있다. 태국에서 어려운 삶을 이어가고 있는 난민만 9만여명이다. 그러나 KNU 지도부는 『밀림 속에서 게릴라전을 펼 것』이라며 여전히 전의를 불태우고 있어 반세기나 된 고단한 싸움이 언제 끝날 지는 알 수 없다.<이광일 기자>이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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