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PK인맥 갈등표출” 추측 무성/비서실장에 무게중심이동 분석도여권의 「파워라인」에 변화가 있는 것인가. 여권 일각에서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이같은 관측은 김영삼 대통령을 보좌하는 권력중추의 무게중심이 기존의 계선을 벗어나고 있다는 관측등에 근거하고 있다.
그동안 여권내 계선의 통제탑 기능을 해온 조직은 청와대 비서실이었다. 청와대 비서실이 대통령을 최측근에서 보좌하는 실질적인 역할을 담당해 왔기 때문이다. 비서실내에서도 관련 수석비서실이 기능별로 대통령의 보좌역할을 수행해왔다. 그러나 노동법파동과 한보사태라는 일련의 과정을 겪으면서 각 비서실의 기능의 강도가 일부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과거와는 달리 비서실을 총괄하는 비서실장의 역할이 강화되고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는 것도 이와 맥을 같이 하고있다. 이같은 주장은 과거 관련 수석비서실에게로 집중돼온 정보의 전달추세가 비서실장 쪽으로 일정부분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을 바탕에 깔고 있다. 최근에는 검찰의 한보사건 수사상황과 같은 1급 정보들이 대부분 관련 수석실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비서실장―대통령에게 전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사안의 중대성에 따라 취해진 당분간의 특단조치일 가능성도 있기는 하다.
이와 관련, 여권의 일부 소식통들은 지난해 12월 주요기관의 핵심요직이 바뀌면서 여권핵심의 계선기능에 변화조짐을 엿볼 수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즉 주요기관의 핵심요직과 청와대 관련수석실, 여기에 신한국당 사무총장이 이른바 「실세 3각라인」을 구축해 왔으나 12월 이후 계선조직에 따른 무게중심의 변화기류가 포착돼 왔다는 것이다.
정가주변에서는 이를 두고 「K2(경복고)인맥과 PK인맥간의 갈등표출」이라는 식의 추측들이 심심치 않게 나돌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기존의 계선조직과 여권 핵심실세와의 친소관계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도 관심을 끌고있다. 그동안 여권내 핵심인사들간에 갈등적 시각이 설왕설래했던 것도 이같은 정황과 무관치 않은 것 같다. 특히 뒷말이 많았던 김대통령의 연두기자회견과 관련, 당초 회견에 반대입장을 취했던 관련수석실이 나중에 「회견성과」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핵심인사들간에 갈등을 겪었다는 뒷얘기도 있다.
그러나 여권핵심부의 이같은 기류를 무조건 권력투쟁이나 파워게임의 증좌로 해석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견해도 있다. 여권, 특히 청와대에서 비쳐진 한때의 불안정 기류는 노동법파동과 한보사태라는 메가톤급 악재를 처리해 나가는 과정에서 불가피했다는 지적도 적지않다. 한보사태로 인해 소위 민주계 실세그룹이 큰 상처를 입으면서 여권 상층부에 잠시 불안정 기류가 흐르고 있다는 분석이다.<정진석 기자>정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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