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영사관 주변 ‘긴박감’/중선 무장경찰병력 50여명 배치황장엽 북한 노동당 비서가 머물고 있는 중국 베이징(북경)의 산리툰(삼리둔) 외교단지내 한국총영사관 주변은 50여명의 중국 무장 경찰이 배치되는 등 긴장감이 팽배해 있다.
북한측은 황의 망명 사실이 밝혀진 12일 밤부터 한국총영사관 진입 시도 등 위협적인 행동을 되풀이 했다. 북한인들은 13일 하오 중국측의 강력한 요구가 있었던 듯 한때 총영사관 주변에서 일제히 자취를 감추었으나 밤이 깊으며 떼거리로 다시 몰려왔다.
약 50명에 달하는 북한인들은 북한 대사관 승용차인 「편133」번호판을 단 승용차 10대를 타고 중국 경찰이 총영사관주변에 설치한 통제선 외곽에 도착, 주위를 감시하며 동정을 살폈다. 북한 관리로 보이는 이들은 낮에도 총영사관 주위에 출현했었다. 이에 앞서 12일 하오 10시께에는 북한 대사관 소속 차량번호를 단 2대의 승용차에 분승한 7, 8명이 한국총영사관 진입을 시도하다 경비중이던 중국 공안경찰에 의해 저지됐다. 또 자정께에는 북한 대사관 차량이 퇴근하던 S참사관과 K사무관을 1시간동안 미행해 대사관으로 되돌아와 밤을 지내야 했다. 한국대사관측은 이에따라 공관원과 가족들의 외출을 자제토록 당부하는 한편 13일 교민 유학생들의 신변안전을 위해 대사관내에 상황실 겸 신고센터를 설치했으며 중국 공안당국에 한국인에 대한 신변안전 조치강화를 요청했다.
○…한국대사관측은 양국간 협의결과가 어떨 것인지에 대해 『낙관도 비관도 하지 않으며 황이 자진해서 망명의사를 밝힌 만큼 그의 뜻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해 속단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관계자들은 이어 한중간 협의가 본격화하기도 전에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의 개입 등을 운운하는 것은 성급한 처사라면서 이번 사건의 향방이 수교 5년을 맞는 대중국외교의 위상을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외교부의 한 소식통은 13일 『이번 사태에 대해 북한에 정식 외교채널을 통해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건과 관련, 『전례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황의 신변처리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 언론으로는 처음으로 13일 밤 황의 망명요청에 대한 외교부 대변인의 논평내용을 영문으로 보도했다.
그러나 TV를 포함한 관영 언론매체들은 중국어로는 이번 사건에 대한 보도를 일체 하지 않아 중국당국의 신중한 입장을 간접적으로 반영했다.
○…중국당국은 12일 밤 한국 총영사관 건물로 이어지는 4개 접근로 중 3개를 차단하고 외교관과 공관 직원들만 보도를 통해 접근토록 통제했다. 중국당국은 재중동포 등 비자발급 신청 민원인들의 접근까지 막았으며 13일 상오에는 인근 프랑스대사관과 예멘대사관 등에 대해서도 경비병력을 늘렸다.<베이징=송대수 특파원>베이징=송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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