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 해방이후 절반이상 월남/현 남한거주 동창생 2백10여명/유창순·김재순·송한호씨 등 “동문”북한노동당 국제담당 비서 황장엽이 7회로 졸업했고 교편을 잡기도 했던 평양공립상업학교(평상)는 일제치하에서 경기·부산상업과 함께 3대 상업학교로 명성을 떨친 명문이었다.
평상은 1931년 4월 조선총독부의 「조선공립실업학교 설치령」에 따라 평양 대동군청 한옥별관 팔작집을 가교사로 삼아 개교했다. 첫 해 입학생은 한국인 20명, 일본인 35명 등 55명. 다음 해 4월 만수대측후소 밑 평양사범 자리로 이전한 평상은 해방후 평양창생상업―평양경제전문―용강경제전문으로 교명을 바꾸며 17회 6백50여명을 배출했다.
평상은 명문답게 입학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일본인은 지원하면 대부분 합격했지만 한국인은 평균 26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했다.
평상이 배출한 수많은 인재들 가운데 절반이 넘는 3백45명이 해방후 월남했다. 현재 국내거주 동문은 2백10여명. 동문들은 정기모임을 가지면서 일본동창회와도 교류하고 있다.
평상 동문은 그동안 사회 각계에서 명성을 날려왔다. 정·관계 인사로는 한국은행총재(61년) 상공부장관(62년) 경제기획원장관(63년) 무역협회장(81년) 국무총리 대한적십자사총재(82년) 등을 역임한 유창순씨가 2회 졸업생이다. 국회의장을 지낸 샘터사 김재순(10회) 명예이사장, 평통사무총장 남북고위급예비회담 수석대표 등을 지낸 북한전문가 송한호(15회) 전 통일원차관, 가봉(74년)·필리핀(84년) 대사와 외교안보연구원 연구위원을 역임한 김창훈(10회)씨 등이 동문이다.
학계에는 유진순(2회)전 서울대 상대 교수, 김이옥 전 이대 약대 교수, 최관익 전 중앙대 교수가 있다. 재계에서는 홍윤섭(6회) 전 서울신탁은행장, 이영 전 서울신탁은행 전무이사, 이현섭(14회) 전 프레지던트호텔 사장, 고종관(10회·작고) 전 삼선식품 고문 등이 돋보인다. 이밖에 한국봉사회 이사장과 경남대 이사장을 역임한 조근옥(15회)씨, 김승규(3회·작고) 변호사, 최재경 전 치과학회장 등이 있다. 「서정부락」 「환상무」 등 시집과 2백여권의 창작·번역집을 낸 아동문학가 장수철(1회·작고)씨도 동문이다.
14회 졸업생 중에는 군장성 출신이 많다. 곽응철(예비역소장) 전 한주실업 회장, 이진근(예비역준장) 전 영화진흥공사 사장, 상명여대 교수와 국가안보회의위원을 지낸 오윤진(예비역 해병대 소장·현 동창회장)씨가 꼽힌다. 종교계에는 강남은광교회 김제홍(10회) 목사, 박희천(11회) 목사, 김헌기(11회) 목사, 신흥전문대 이사장 강신경(14회) 목사 등이 있다. 국내에 거주하는 황장엽의 동기생으로는 강기석(79) 전 한국기업공사 사장 등이 있다.
평상동창회는 회비와 찬조금 등을 적립, 평양 만수대 텃밭에 모교를 복원하는 계획을 세워놓고 통일의 날을 기다리고 있다.<최윤필 기자>최윤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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