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일전 우리측에 귀띔” 소문 돌아황장엽이 망명을 신청한 12일 주중 한국대사관은 황의 신변 안전을 고려, 보안을 유지하랴, 망명 절차를 중국 정부와 협의하랴 눈코 뜰새 없이 분주했다. 이 사건으로 13일부터 열릴 공관장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정종욱 대사는 이날 하오 5시30분께 기자실에 내려와 황의 망명사실과 간단한 정황을 브리핑했다. 정대사는 이날 낮 12시40분발 대한항공편으로 귀국할 예정이었다.
황은 11일 하오 2시55분 도쿄(동경)발 베이징(북경)행 CA 926편으로 중국에 왔다가 북한으로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12일 상오 비서 김덕흥과 함께 우리 공관을 찾아와 망명을 신청했다. 황은 이날 아침 백화점에 물건을 구입하러 간다며 비서와 함께 숙소를 떠나 북한 당국의 감시망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의 망명사실이 알려진 직후 북한대사관에 전화를 걸어 사실여부를 확인하자 전화를 받은 여직원은 『쓸데 없는 소리하지 마라, 그런 사실이 없다』고 강하게 부정했다. 이날 북한대사관 주변은 평소와 다름없이 조용했으나 승용차가 바쁘게 들락거리는 등 뭔가 긴박한 움직임이 감지됐다.
베이징에서는 북한 고위급 인사의 일본 망명설이 4∼5일전부터 끊임없이 나돌았다. 직위는 부장급으로 이미 일본정부에 망명 신청을 했고 북한 체제를 지옥이라고 비판했다는 등의 설이 무성했다. 황의 경우 세미나 참석차 베이징을 경유해 일본으로 갈 때 일본대사관과 한국대사관에 망명의사를 귀띔했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베이징=송대수 특파원>베이징=송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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