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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 편집인 문부식씨(책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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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 편집인 문부식씨(책동네)

입력
1997.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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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권 출판사 편견 딛고 괜찮은 고급교양 출판사로/“호흡이 긴 인문서적 통해 90년대 지적 정체성 찾고파”도서출판 「당대」의 편집인 문부식(38)씨에게는 「부산 미문화원 방화사건의 주인공」이라는 꼬리표가 아직도 따라다닌다. 문씨는 이 사건으로 사형판결을 받았다가 6년9개월만인 88년 특별사면으로 풀려났다. 그러나 그는 한번 더 수감생활을 겪고 난 91년 2월에야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시작, 「말」지 기획위원 등을 지냈다.

옥중에서 쓴 시 등을 모아 93년 시집 「꽃들」도 냈다. 그러나 요즘엔 출판일에 매달려 시작은 엄두도 못내고 시상을 메모해 두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시를 쓰고 싶어 원고 청탁을 받아 놓지만 여러번 「부도」를 냈다. 『작지만 자기 담론을 가진 출판사를 운영하고 싶었습니다. 출판은 소가 먹이를 되새김질 하듯 장기적인 안목으로 신뢰를 쌓아가야 합니다』 문씨가 출판에 뛰어 든 것은 95년 4월. 당대가 사실상 첫 직장이었다.

현재 편집인이지만 실질적인 주인이다. 처음으로 낸 책은 독일 훔볼트대에 재직중인 송두율 교수의 「역사는 끝났는가」였다. 초반에는 「운동권 출판사」란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무던히 애를 썼다. 문씨를 만난 저자들은 선입견때문에 「나는 진보주의자가 아니야」라며 손사래를 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좋은 책만을 내겠다」는 그의 출판취지를 이해하고 든든한 후원자가 되준 사람이 많다. 당대는 2년여동안 「당대총서」 「비평과 대안」 「지성과 예술」 시리즈 등 16종을 냈다.

당대의 책은 초판 3,000부를 찍지만 6개월만에 소화를 해낸다. 상당히 빠른 회전력이다. 당대의 책들이 추구하는 모토는 「인문주의의 부활」을 통한 90년대의 지적 정체성 찾기이다. 괜찮은 인문사회과학 출판사라는 이미지가 형성된 이유는 대학을 파고드는 등 적극적 공략으로 마니아 독자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인문사회과학 전문출판사라는 호칭을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다. 고급 교양서의 영역 확대 등 균형잡힌 출판을 통해 지식인 사회와 대중사회간의 매개역할이 그의 소망이다.

문씨는 『앞으로는 철학 역사학 경제학 등 호흡이 긴 인문학 서적을 내고 싶습니다. 또 볼륨은 작지만 나름대로 자기 목소리가 있는 인문사회와 문학을 겸비한 계간지 창간도 구상중』이라고 말했다.<여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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