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Financial Times 2월11일자한국의 한보철강 대출스캔들과 관련한 검찰조사에서 여당 정치인들이 속속 소환·구속됨으로써 김영삼 대통령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이 사건으로 구속된 사람들 가운데는 홍인길 의원과 정재철 의원이 포함돼 있는데 홍의원은 김대통령과의 오랜 친교 때문에 「김대통령의 집사」라는 이름을 얻었으며 정의원은 여당의 고위당직자이다. 한국의 언론들은 그밖에도 여러 명의 여당 중진의원들이나 김대통령과 가까운 관리들이 정태수씨로부터 상당한 돈을 받은 혐의가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는 12월의 대통령선거에 여당후보로 출마할 유력후보 2명이 포함돼 있다.
한보사건에 대한 조사는 김대통령을 당혹케 했으며 그것은 김대통령이 취임당시 부패와 싸우겠다는 의지를 강조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김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현재 현격히 떨어져 바닥권을 헤매고 있다. 김대통령은 피해를 최대한 줄이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이달 내에 정부와 여당의 전면적인 개편을 단행할 것이라는 보도도 있다.
정치분석가들은 한보사건 때문에 김대통령이 이미 분열되어 있는 여당에 대한 통제력을 잃을 수도 있다고 지적하며 그럴 경우 김대통령의 정치적 라이벌가운데 한사람이 여당의 대통령 후보로 지명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김대통령의 정치적 생명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검찰이 공정하고도 철저한 조사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태도이다. 이를 반증하듯 김대통령은 한보사건을 조사하기 위한 특별검사 임명을 거절해왔다. 또한 검찰은 한보가 92년 김대통령의 대통령선거운동을 위해 거액의 정치헌금을 했다는 주장들을 포함하여 한보사건의 가장 민감한 측면의 일부에 대해서는 조사하기를 꺼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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