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암의 일종… 급성 백혈병 발생률 5%/간헐적 채혈로 과다생성 혈액제거 ‘효과’(문) 45세 주부이다. 3년전 진성 적혈구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7년정도 살 수 있고 백혈병이 나타날 확률도 30%가량 된다고 했다. 현재 적혈구 수치는 17∼18정도이며 다른 불편한 점은 없다. 앞으로 4년정도 수명이 남은 셈인데 병의 경과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송파구 오륜동 김미영·가명)
(답) 진성 적혈구증은 원인이 확실치 않은 만성 혈액암의 일종으로 골수내의 적혈구 뿐아니라 백혈구 혈소판 등 전체 세포가 이상적으로 증가하는 병이다. 주증상은 과다한 혈액세포 생성으로 피로 두통 어지러움 발한 등을 보일 수 있다. 혈액세포가 많이 생성되지 않으면 증상이 전혀 없는 경우도 있다. 환자는 이 경우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치료없이 방치하면 혈액내 세포의 농도가 높아져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이 병은 매우 독특한 경과를 보인다. 수년간 골수의 세포생성이 증가양상을 보이다가 점차 골수의 기능이 소진되고 골수내 섬유화가 진행되면서 빈혈, 백혈구와 혈소판의 감소가 나타나며 골수이형성증이라는 질환으로 이행한다. 이때부터 급성 백혈병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져 골수소진기에 들어간 환자의 25∼50%가 급성 백혈병으로 진행한다.
그러나 전체 진성 적혈구증 환자중 급성 백혈병 발생률은 5%미만이고, 진단후 8년내에는 백혈병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거의 없으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특별한 증상이나 부작용이 없는 한 간헐적인 채혈로 과다 생성된 혈액을 제거해 주는 치료만으로 충분하다. 그러나 혈전 출혈 심한 가려움증 등이 발생하면 항암제를 사용, 골수기능을 억제하거나 인터페론 동위원소 등의 치료를 해야 한다.
이 질환은 다른 만성 혈액암에 비해 예후가 좋으므로 수명을 7년으로 단정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최근 치료성적은 10∼15년이며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되면 수명이 더 연장될 수 있으므로 지속적인 혈액검사를 받으면서 전문의와 상의하기 바란다.<김열홍 고려대 의대 교수·고대구로병원 혈액종양내과>김열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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