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는 11일 김영삼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를 한보사태의 관련인물로 지목하고 해명을 촉구하는 등 대여 전면전의 태세를 취하고 나섰다. 국민회의가 전면전의 태세를 취하는 것은 대선전략의 장기적 포석일 수도 있으며, 여권의 한보사태 처리에 대한 압박용일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정동영 대변인은 이날 김대중 총재의 일산 자택에서 열린 간부회의에 참석한뒤 논평을 통해 현철씨와 신한국당 김덕룡 의원간의 「갈등설」을 제기했다. 정대변인은 논평에서 『김의원이 10일 「음모가 있다」고 말한 것은 최고위층의 최측근 인사를 지목한 것』이라고 말하고 『정권초부터 김의원이 현철씨와 갈등을 빚어왔다는 관측에 주목한다』면서 현철씨 문제를 부각시켰다.
국민회의가 이처럼 현철씨를 공식 거론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김대중 총재는 그동안 『대통령이 밉더라도 아들은 건드리지 말라』고 측근들에게 지시해왔다. 그래선지 국민회의는 한보사태 초기부터 현철씨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을 자제해왔다. 국민회의가 이같이 강경입장으로 선회한 것은 권노갑 의원 사법처리를 앞두고 여권에 대한 전면전 불사의지를 담고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박지원 기조실장은 『현재 여권은 한마리의 양을 지키기 위해 99마리의 양을 희생시키려 하고있다』고 현철씨를 겨냥한뒤 『그러나 그 양을 희생시키지 않는한 사태수습이 되지 않을 것이며 깃털이 다 뽑히면 어차피 몸체가 드러나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종찬 부총재도 『한 핵심인사가 특정인을 보호하기 위해 희생양을 만들고 있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국민회의는 이날 자민련과의 합동의총에서도 소속의원들이 잇따라 현철씨에 대한 한보개입 의혹설을 공식제기했다. 한영애 의원은 『현철씨가 한보사건과 무관치않다는 근거를 갖고있다』며 『현철씨가 한보철강이 있는 당진에 간 때와 장소, 동행한 사람을 알고있다』고 주장했다. 한의원은 의총이 끝난뒤 『포철이 한보를 잠식하기 위해 작용했다는 제보 녹취를 갖고있으며 사실조사까지 마쳤다』고 주장했으나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설훈 의원도 『국가가 존망의 위기에 처한 것은 김대통령이 성역을 만들었기 때문이며 성역은 바로 현철씨』라며 『현철씨는 깃털의 몸체이며 김덕룡 의원의 음모설 배후』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발짝 더나아가 『김대통령은 자신과 나라를 구하기위해 현철씨를 구속하거나 해외로 내보내야 할 것』이라고 흥분했다.<유승우 기자>유승우>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