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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비아의 ‘경국지색’은/여장점쟁이 클레오파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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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비아의 ‘경국지색’은/여장점쟁이 클레오파트라?

입력
1997.0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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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세의 젊은 점쟁이가 세르비아를 흔들고 있다.이 점쟁이는 자신이 고대 이집트여왕 클레오파트라의 화신이라고 주장하며 이름까지도 「클레오파트라」로 개명했다. 발끝까지 오는 긴 머리타래를 하고 속이 비치는 여자옷을 입고 다니지만 실제로는 남자다. 그가 용하다는 소문이 나자 그의 집앞에는 세르비아 전역에서 점보러 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그가 한번 점봐주고 받는 복채만도 일반인의 한달 봉급에 해당하는 80달러에 달한다. 그의 고객명단수첩에는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대통령의 부인인 미르야나 마르코비치를 비롯해 고위층의 이름이 수두룩하다.

그는 개인의 운명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문제도 언급하고 있다. 『세르비아시위사태는 악령에 홀린 사람들의 짓거리』 『세르비아는 철권에 의해 통치돼야 한다』는 등. 그의 이같은 발언에 야당측은 크게 분노하고 있다. 그러나 밀로셰비치 대통령 측근들은 그를 「신이 세르비아인들에게 보낸 인물」이라고 치켜세우고 있다.

그는 이밖에도 살을 빼주고 기분도 좋게 한다는 「클레오파트라 알약」까지 만들어 판매하는 상술을 발휘하고 있다. 매주 일요일 밤에는 국영TV의 「당신의 운명을 만나자」는 프로에 출연, 점을 쳐주고 있다. 이렇게 해서 그는 대기업 총수 못지않은 돈을 벌어 들이고 있다. 벤츠자동차를 굴리며 미국 마이애미에서 여름휴가까지 즐기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

「세상이 어지러우면 술객이 판을 친다」는 격언처럼 가뜩이나 혼란스러운 세르비아에 한 술객이 나라의 정신마저 좀먹고 있는 것이다.<권대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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