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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울한 여 망연자실 야/한보 의혹­검찰수사 촉각세운 정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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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울한 여 망연자실 야/한보 의혹­검찰수사 촉각세운 정치권

입력
1997.0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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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사법처리 기정사실화에 파장 크게 우려/야­“물타기” 규탄속 ‘권 의원 추가수수’ 충격여야는 11일 신한국당 정재철 홍인길 의원과 국민회의 권노갑 의원의 사법처리가 기정사실화 하자 검찰수사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신한국당은 현 상황에서 뾰족한 대책이 없는만큼 일단 검찰 수사결과를 지켜본 뒤 민심수습책 등을 강구한다는 입장을 정리했으며, 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야권은 합동의원총회를 열어 한보사태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고 조속한 시일내임시국회가 소집돼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성명·논평 일절 발표안해

○…신한국당은 검찰에 소환된 정·홍의원의 구속이 기정사실화 하자 매우 난감해 하는 분위기이다. 특히 홍의원이 청와대 총무수석을 지낸 여권의 실세이고, 정의원은 고위당직자라는 점에서 여권 전체에 미칠 파장을 크게 우려하는 모습이다.

신한국당은 검찰의 수사진행상황을 감안할 때 한보사태의 「불똥」이 언제 어느 쪽으로 튈지를 알 수 없는 탓인지 대책마련보다는 사태수습쪽에 비중을 두고 있다.

때문에 이날 상오 이홍구 대표 주재로 열린 고위당직자회의는 시종 무겁고 침통한 분위기속에서 진행됐다. 고위당직자들은 여론향배를 의식한 듯 한결같이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고 한보수사진행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여론동향을 다각도로 분석하는 분위기였다. 김철 대변인도 이날 한보사태와 관련한 논평이나 성명을 일절 발표하지않아 침통한 당내 분위기를 우회적으로 반영했다.

특히 이대표는 한보사태와 관련, 전날 확대당직자회의에 이어 이날 고위당직자회의에서도 거듭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인사말에서 『우리당 두 의원이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고있는데 대해 국민에게 대단히 송구한 마음 금할 수 없다』고 유감을 표시했다고 김대변인이 전했다.

한 당직자는 『지금 수사상황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지 모르기 때문에 섣부른 논평이나 대응은 적절치 않다』면서 『국민들이 납득하는 선에서 수사가 종결돼야할 것』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표하기도 했다.

신한국당은 이날 권노갑 의원이 검찰소환에 불응키로 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떳떳하지 못한 행태』라고 비난한 뒤 『야당은 「우리는 책임없다」는 식으로 책임회피만 할게 아니라 정치권이 모두 자숙하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 더욱 곤경에 빠뜨린 꼴”

○…국민회의는 권노갑 의원이 신한국당 정재철 의원으로부터 1억원을 받은 사실이 추가로 밝혀지자 망연자실한 분위기였다. 일부 소장파 의원들은 『검찰의 소환불응 결정이 오히려 당을 더욱 곤경에 빠뜨린 꼴이 됐다』며 권의원에 대한 배신감을 감추지 못했다.

권의원은 이날 저녁 평창동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10월께 정의원에게 「경북도지부장을 맡아 어렵다」고 말했더니 사람을 집으로 보내 현금 1억원을 전해왔다』며 『하지만 그 돈이 한보와 관련됐다는 말은 전혀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권의원은 『정의원은 동국대 재학시절부터 형, 아우하며 지내고 평소 선거때 도와주었다』며 『12일 상오 김대중 총재를 만난 뒤 검찰에 출두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날 상오 국회에서 열린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합동의총은 권노갑 의원의 검찰소환등 여권의 물타기식 수사를 집중규탄하는 등 격앙된 분위기속에서 진행됐다.

국민회의는 권의원의 검찰소환 거부와 김영삼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의 한보관련설을 공식거론하는 등 일전불사의 강경론이 주조를 이루었다. 그러나 자민련은 여권을 직접공격하기보다는 국회소집을 통한 한보사태 진상규명을 주장하는 등 미묘한 입장차이를 보였다.

김종필 자민련총재는 인사말에서 『한보사태로 나라안이 들끓고 있는데 이는 책임지는 사람이 없기때문』이라며 『한보사태를 철저히 규명키위해 국회를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회의소속 의원들은 권의원의 검찰소환을 거부키로 사전에 조율한 듯 그의 검찰출두 부당성을 한결같이 주장했다. 이상수 의원은 의총결의가 있기전인 이날 낮 12시께 검찰에 권의원의 출두거부를 통보했고, 김대중 총재는 신병을 이유로 의총에 참석하지 않았다. 권노갑의원은 신상발언을 통해 『한보의 정치자금은 대가를 약속한 사실도 없고 그럴 입장도 아니었다』며 『한보의 정치자금을 김대중 총재께 일찍 보고치 않은데 대해 자성하고, 다시한번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국민회의소속 의원들은 『권의원을 소환하는 것은 물타기수사로 상황을 수습하려는 음모』(안동선), 『검찰이 권의원에게 모양새를 말한 것은 정치논리로 수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추미애) 『권의원이 출두하는 것은 검찰의 각본에 놀아나는 것』이라는 등의 발언이 속출했다.

자민련소속 의원들은 『국회를 조속히 열어 국정조사권 등 모든 수단을 동원, 국회차원에서 풀어나가야 한다』(이재선) 『한보사태를 해결키위해 반드시 특별검사제를 관철시켜야한다』(조영재)고 주장했다. 양당은 의총이 끝날 무렵 국민회의 의원들의 제의로 「권노갑 의원 출두불가」를 박수로 결의했다.<김광덕·권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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