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통산 “당시 철강진출 반기는 측면 있었다”/신 정무 “당에서는 정부대처 미온 비판일어”경제부처 장관들은 11일 정례국무회의를 끝내고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19층 경제부총리실에서 1시간동안 예정에 없던 긴급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한보사태에 대한 안타까움, 사태이후 정국전망 등이 여과없이 표출돼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일부장관은 해당부처의 연루설에 대한 해명으로 일관, 눈총을 받기도 했다. 간담회는 한보사태에 대한 정부대처가 미온적이라는 신한국당의 비판을 의식한 측면도 있었다는 후문이다.
간담회를 주재한 한승수 경제부총리는 몇가지 현안을 조율한뒤 『한보사태에 대한 대책을 검토하고 의견을 나누고자 자리를 마련했다』며 대화를 유도했다. 그러자 안광구 통산부장관은 『89년 한보가 철강사업에 진출할 당시 대기업들은 기간산업투자를 외면했고 정부의 외자를 쓸 기업이 없어 정부로서는 철강산업진출을 반기는 마음도 있었다』고 당시 상공부의 입장을 설명했다. 안장관은 코렉스공법 도입을 둘러싼 잡음도 의식, 『이 공법은 한보이전에 포철이 먼저 도입해 시설의 94%를 가동중』이라며 『이 공법은 공해도 없고 경제성도 높아 부정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민주계출신의 신상우 해양수산부장관은 『당시 허가를 해준 장관이 이같은 사정을 말하면 설득력이 있을텐데, 현직 장관이 이런 말을 하면 설득력이 있겠느냐』고 안장관의 말을 받았다. 신장관은 이어『다음달에는 재야 노조 학생들이 노동관계법문제를 부각시킬 것』이라고 예상한뒤 『노동법개정을 이달말까지 국회에서 원만히 매듭져야 할 것』이라며 한보사태이후를 걱정했다. 정시채 농림부장관은 『정부가 공무원과 그 가족들에게라도 정부의 어려움과 경제난을 이해시키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강현욱 환경부장관은 『국민의 눈과 귀가 사법처리여부 등 검찰수사에만 쏠려있어 정부의 어떤 정책도 국민에게 잘 들리지 않는 것 같다』면서 『아무쪼록 검찰이 빨리 (진상을) 가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신경식 정무1장관은 『여당에서는 한보사태에 대한 정부의 대처가 미온적이라는 비판이 있다』고 당쪽의 분위기를 전했다.
한부총리는 한보계열업체와 한보철강관련업체에 대한 정부의 대책, 부도피해최소화방안 등을 점검한뒤 『앞으로 이같은 모임을 자주 갖자』면서 『회의가 어려우면 조찬모임을 통해서라도 지혜를 나누자』고 회의를 마무리지었다.<이영섭 기자>이영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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