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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익수 데이콤 사장/“튀기보다는 견실하게”(정보화 한국의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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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익수 데이콤 사장/“튀기보다는 견실하게”(정보화 한국의 리더)

입력
1997.0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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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임 3년 매출 2배로/올 시내전화·위성사업분야 진출 목표손익수(61) 데이콤 사장은 정보화를 이끌어가는 주요한 리더중의 하나이다. 거대 기업 한국통신에 맞서 어깨를 겨루는 민영 정보통신회사, 요즘 젊은이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기업을 꾸려나가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처럼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편은 아니다. 전면에 나서기보다 조용히 정보통신 브레인들을 조율해나가는 그의 경영 스타일 탓이다.

「외유내강」. 측근들이 그를 평하는 말이다. 「데이콤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손사장의 스타일은 거창하거나 화려하지 않다. 튀는 것도 싫어한다. 단원 한명 한명을 꿰뚫어 보고 손짓과 표정으로 화음을 조절해 나간다.

그는 다음달이면 사장 취임 3주년을 맞는다. 그동안 데이콤을 명실상부한 제2종합 정보통신회사라는 큰 기둥으로 키웠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6,200억원. 시외전화, 시스템통합(SI), 무선통신사업 진출 등으로 연간매출을 재임기간 2배로 늘렸다. 통신시장의 대외개방에 앞서 제1사업자인 한국통신과 기본통신부문에서 경쟁하면서 통신산업의 경쟁력도 크게 높였다.

경복고와 연세대 법대를 졸업한 그는 행정고시 1회 출신. 65년부터 28년을 체신부에서 보낸 정통관료이다. 93년 데이콤 부사장으로 부임하면서 경영인으로 자연스럽게 변신했다.

창의력과 도전 정신이 생명인 정보통신 업종은 얼핏 보면 관료 출신과는 어울리지 않는 분야. 하지만 그는 성공한 경영인으로 평가받는다. 주위에서는 권위주의에 젖지 않고 남의 얘기를 잘 듣는 포용력을 비결로 꼽는다. 아래 사람에게 신뢰를 주고 젊은이들의 신선한 아이디어도 꼬박꼬박 챙긴다.

부하직원이 확신을 갖고 추진하는 일은 믿고 적극적으로 밀어준다. 다른 기업들이 차세대 종합 이동통신기술인 플림스(FPLMTS)를 요리조리 재고 있을 때 PCS사업본부장이 확신에 찬 계획을 내놓자 40억원을 선뜻 지원하기도 했다.

그는 숫자 감각이 탁월하다. 메모 습관은 비상한 기억력을 더해준다. 실무자보다 더 정확하게 업무를 꿰뚫는 치밀함에서 그런 과단성있는 결정이 나온다. 모 본부장이 장비 액수를 엉터리로 보고하다가 손사장의 기억력에 걸려 망신을 당한 일은 간부들 사이에 유명한 일화로 알려져 있다.

손사장의 경영철학은 바둑 스타일에서도 그대로 배어나온다. 아마 2단을 자랑하는 그의 바둑은 이창호의 「견실형」을 빼닮았다. 무리하지 않고 상대방이 전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한집 한집 세를 키워 나간다. 국민학교 때부터 바둑을 시작한 그는 『대학 시절 행정고시를 보던 날 친구와 밤새도록 바둑에 빠져 한숨도 못 자고 시험을 치른 적이 있다』며 뜨끔한 과거를 회상한다.

그는 화목과 인화단결을 데이콤 기업문화의 제1 덕목으로 삼는다. 데이콤의 팀웍은 업계에서 높게 평가받고 있다. 95년 시외전화사업권을 땄을 때 전직원이 똘똘 뭉쳐 10개월만에 서비스 준비를 끝내고 1년 이상 시간을 단축시켜 팀웍을 과시했다. 그런 내실을 바탕으로 시내전화, 무선데이터통신, 위성사업분야에 적극 진출, 데이콤을 세계 초일류 종합통신회사로 도약시킬 발판을 마련하는 게 올해 그의 경영 목표이다.<송강섭·전국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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