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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수 리스트’ 몇명 불었나/50명선 거명 ‘미운사람 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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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수 리스트’ 몇명 불었나/50명선 거명 ‘미운사람 찍기’

입력
1997.0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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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 2∼3명·민주계 실세도 거론한보그룹 정태수 총회장은 검찰에서 정·관계인사의 이름을 얼마나 거명했을까. 홍인길 정재철 권노갑 의원에게 10일 검찰의 출두통지서가 「배달」되면서 정치인 사정이 본격화했다. 이 날 처음 출두통보된 3명은 정총회장의 직접 진술에 따라 전격 소환이 이뤄진 케이스. 앞으로도 1, 2일 간격으로 한보의 돈을 받거나 특혜대출과 인허가과정에 압력을 행사한 정치인과 관료들이 줄줄이 소환될 전망이다.

검찰은 이번 한보의 정·관계로비 수사를 철저히 정총회장의 입에 의존하고 있지만 정총회장에게서 돈을 준 사람의 명단을 대부분 파악한 것으로 전해진다. 「속전속결」을 강조하며 수사에 자신감을 표명하는 수사팀의 기류가 이를 입증한다. 「정태수리스트」와 관련해 검찰의 입장은 『광범위하게 조사하고 있다』는 것. 검찰이 공식확인을 해주진 않지만 어떤 명목으로든 정총회장의 돈을 받은 정·관계인사는 대략 50명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진행에 따라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들중에는 대선주자 2, 3명을 포함한 민주계 실세, 전직 장관과 전·현직 청와대 비서실 관계자들도 거론된다.

권의원 이외의 다른 야당의원 3, 4명도 정총회장의 입에서 이름이 튀어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심지어는 정총회장이 92년부터 국회재정경제위와 통상산업위에 적을 둔 여야의원들 대부분과 유력정치인들에게 광범위하게 성의를 표시했다는 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정총회장은 관계에 대해선 「누구누구」라고 구체적으로 입을 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검찰의 사법처리망은 정치인 주머니에 채워진 한보돈이 순수한 정치자금인지, 뇌물인지 여부로 좁혀지고 있다. 검찰관계자는 『한보돈을 받은 사람은 많다. 하지만 대출청탁 등의 명목으로 받은 사람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변수는 남아 있다. 정총회장의 「미운사람 찍기」이다. 대출을 중단한 현직 행장 2명의 수뢰사실만을 진술한 것에서 드러나듯 지금까지 정총회장의 「미운사람찍기」는 검찰에 「병주고 약을 준」셈이었다. 정치인들의 돈이 뇌물인지 정치자금인지도 정총회장의 진술에 좌우될 소지가 많은 것이다. 이같은 정황탓에 「정치적 재단」이 없다면 한보돈을 받은 정치인들중 사법처리대상인 「알짜 리스트」의 범위도 일단은 정총회장의 입놀림에 달려있다.<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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