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백 강조냐… 방어선 구축이냐…/주례구설수때 태도와 달라 관심김종필 자민련총재가 10일 정태수 총회장과의 오랜 인연을 스스로 밝혔다. 정치인들 모두가 『모른다』 『일면식도 없다』면서 정씨와의 관계를 한사코 부정하고 있는 시기에 나온 발언이어서 묘한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김총재는 이날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정회장과는 이미 3공때부터 알고 지내는 사이로 그동안 여러번 만났다』고 말했다. 김총재가 왜 하필이면 「한보돌풍」이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는 시점에 이처럼 「숨기고 싶은 비밀」을 직접 털어놓았을까. 최근 김총재는 자신이 민자당 대표시절 정회장의 넷째아들 결혼식 주례를 선 사실이 알려지자 『기억조차 할 수 없다』면서 마치 정총회장과 일면식조차 없는 것처럼 행동했었다. 그러던 그가 이날은 『3공시절 고 육영수 여사 출신교(배화여고)의 기념관을 건립할 때 정총회장의 도움을 받은 것을 계기로 그와 알고 지내왔다』고 밝힌 것이다.
그는 이같은 말을 하면서도 매우 떳떳하고 여유있는 태도를 보였다. 『안다는게 무슨 문제가 되느냐』는 식이었다. 액면 그대로 받아 들이자면 김총재의 이날 발언은 그의 결백을 강조한 것으로 일단 풀이된다. 한편으로 김총재의 이같은 「실토」가 일종의 「방어선 구축」이 아니냐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정치권 인사들에 대한 소환조사가 본격화하고 여권의 대선후보들 이름까지 구체적으로 거론되면서 김총재가 자신을 연루시키려는 모종의 움직임을 감지, 미리 선수를 친 것이라는 해석이다.
김총재는 간담회 말미에 『지금이라도 내각제를 하겠다면 문제 일으키지 않고 할 수 있을 텐데…』라며 『오는 12월18일(15대 대통령선거일) 국회에서 대통령을 뽑으면 된다』고 또다시 내각제에 관해 운을 떼기도 했다.<홍윤오 기자>홍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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