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증시는 겉으로 보이는 제도는 상당히 선진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외국인도 들어와 있고 선물시장도 열려있는 등 상당히 자율화 되어 있다. 그러나 매매 행태를 보면 아직도 과거의 후진적 모습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문제가 매매회전율이 높고 신용거래가 많다는 사실이다.최근과 같은 부진한 경기하에서도 우리는 연중 총 발행주식이 거의 한바퀴 돌 정도의 무리한 회전율을 보이고 있다. 하루 2,800만주만 거래되어도 1년에 전체 발행주식이 한바퀴 돌게 된다. 선진국의 평균치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 1월만 하더라도 전체 발행주식수 89억주중에서 8억주가 한달에 거래되었다. 이런 상태로 가면 올해 매매회전율이 100%를 넘어설 태세이다.
그동안 적지않은 돈이 증시로 흘러들어와도 주가를 효과적으로 올리기 어려운 것도 바로 이런 단기매매의 폐해 때문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신용융자이다. 조금만 투자여건이 나아지면 즉시 신용이 늘고 있다. 주가가 오를때는 예탁금 증가치와 크게 다를바 없는 속도로 늘어나는 것이 우리의 신용매매 행태이다. 신용은 이자를 물고 거래수수료도 물어야 한다.
과연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어디서 풀어야 하나. 지금 이시간에도 우리는 무리한 거래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낮은 거래로도 장세가 안정을 찾는 장기투자자의 증대가 절실한 시점이다. 그리고 잦은 당국의 증시개입은 이런 단기매매 행태를 부추기고 있다는 점도 지적하고 싶다.<엄길청 아태경제연구소장>엄길청>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