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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거래’로 손잡는 북한과 대만(외신에 비친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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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거래’로 손잡는 북한과 대만(외신에 비친 한국)

입력
1997.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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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Financial Times 2월5일자냉전시대에는 한국과 대만이 나란히 중국과 북한으로부터의 사회주의 위협에 직면해 있었기 때문에 일종의 공동전선을 형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냉전종식 이후 모두를 어리둥절하게 하는 상황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현재 중국과 한국은 가장 좋은 친구사이가 되어 있으며 북한과 대만은 그들이 처해 있는 외교적 고립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동병상련의 유대관계를 맺으려 애쓰고 있다.

한국과 중국은 방사선에 노출된 의류 장갑 및 신발 등 핵폐기물들을 북한에 실어 보내려는 대만의 계획에 대해 지역안정에 대한 도전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대만과 북한의 입장에서 볼 때 그것은 오랫동안 각자의 동반자였던 한국과 중국이 92년 외교관계를 수립하며 대만과 북한을 버린데 대한 복수일 수 있다.

실리적인 고려도 작용하고 있다. 외교적으로 고립상태에 있는 대만은 우방을 구할 필요가 있고 돈에 궁한 북한은 핵 폐기물 처리에 대한 대가로 대만으로부터 2억2,700만달러(약 1,760억원)의 돈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에서 외국 국기를 태우는 일은 보통 「감정적인 적국」으로 간주되는 북한과 일본에 대해서 행해져 왔지만 이번에는 대만을 대상으로 했다. 한국은 핵폐기물을 북한에 옮김으로써 초래되는 환경오염 위협에 우려를 표명해왔고 환경운동가들은 방사능 물질을 북한 항구로 수송하는 어떤 선박도 저지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한편 한국정부에 있어 대만과의 불화는 노동자들의 파업과 한보사태 등 그들이 직면하고 있는 제문제에 대한 일반 국민의 주의를 분산시키는데 유익한 역할을 한다.

또한 이번 사태는 한국과 중국의 관계강화를 유도하고 있다. 베이징(북경)에 주재하는 서방외교관은 『중국이 바라는 방식으로 한국이 대만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중국이 한국의 대처방식에 매우 기뻐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일부 분석가들은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새로운 경제원조를 받으면 북한이 핵폐기물 관련 거래를 철회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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