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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애드거 후버 전 FBI국장/유명인 사찰이 ‘주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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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애드거 후버 전 FBI국장/유명인 사찰이 ‘주특기’

입력
1997.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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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마약 등 수사는 뒷전/아인슈타인·먼로·케네디 대통령/동향·애정행각까지 “손금보듯”무려 48년동안(1924∼72년)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으로 재직하면서 나치 및 공산주의의 위협과 각종 범죄로부터 미국을 지킨 인물로 알려진 존 애드거 후버(72년 작고)가 범죄수사보다는 유명인사들의 사찰에 더 큰 관심이 있었다고 영국의 선데이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난달 비밀해제된 수천페이지의 FBI문서를 분석한 결과, 마피아나 마약밀매에 관한 보고보다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나 마릴린 먼로, 파블로 피카소, 조지 오웰 등 유명인사 관련 정보보고가 대부분이었다며 이같이 전했다.

범죄관련 문건으로는 금주령시대 시카고의 폭력조직 두목 알 카포네가 경쟁세력을 제거한 「밸런타인데이 대학살」에 대한 보고가 37페이지로 최대인 반면, 아인슈타인의 동태에 관한 전문은 1,427페이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인슈타인 관련 문건은 주로 소련 스파이와의 접촉여부, 레이저 무기개발에 집중됐다. 먼로에 대한 보고도 1,400여 페이지에 달했다. 그러나 먼로와 존 케네디 대통령 또는 마피아 보스들과의 애정행각에 관한 것으로 추정되는 4페이지짜리 보고서는 먼로의 이름외에는 모두 검게 지워져 있었다.

후버 전 국장은 특히 사랑을 위해 왕위를 포기한 윈저공 부부가 나치와 협력하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었으며 「1984년」과 「동물농장」의 작가 오웰과 화가 피카소가 자유민주체제를 전복하려 한다고 의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또 유명인사중에 적잖은 「자원봉사자」들을 둔 것으로 밝혀졌다. 영화배우 존 웨인, 가수 엘비스 프레슬리 등은 연예계 동향보고에 자진협조했으며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42년 쿠바에서 소련 잠수함의 동향에 대한 정보를 전해주겠다고 나섰었다.

철저한 반공주의자인 후버는 유명인사들의 태도가 미국사회를 동요시킬 수 있는 결정적인 변수라고 생각, 이들에 대한 사찰을 강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후버 전 국장의 입장은 이제 오히려 「관찰대상」으로 바뀌었다. FBI관련 전문가들은 후버 전 국장이 동성연애자였으며 혼자있을 때 소녀의 파티복 입기를 즐겼다고 주장하면서 그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최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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