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대선주자 등 내사소식에 침울/국민회의 10여차례 성명·논평 대여공세/자민련 연루의원 안드러나 일단 안도여야는 6일 한보사태에 대한 검찰수사상황을 지켜보면서 나름대로 대책을 마련하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였다. 신한국당은 홍인길 의원에 이어 당내 대선주자 등 중진의원들이 추가연루됐다는 소문에 잔뜩 긴장했고, 국민회의는 전날에 이어 대여공세를 펼친데 반해 자민련은 소속의원들이 연루되지 않은 탓인지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신한국당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여전히 우울하고 어두웠다. 특히 신한국당은 이날이 민자당 간판을 내리고 당명을 바꾼지 1년되는 날이기도 해서 한층 우울한 분위기였다. 게다가 한보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당내 대선주자들과 중진의원들에 대한 검찰내사 소식까지 겹쳐 아예 말을 잊은 표정이었다. 이홍구 대표를 비롯한 수뇌부는 이날 고위당직자회의에 앞서 카메라 기자들을 위해 포즈를 취하면서 모처럼 웃었다. 한 참석자가 『맨날 어두운 얼굴들만 내는데…』라고 농담을 하며 이끌어 낸 웃음이었다.
그런 가운데 김철 대변인은 야권을 겨냥했다. 김대변인은 야권이 자체조사를 통해 입수했다는 20대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이 사태에서 야당도 예외가 아니었다는 점이 어제부터 밝혀지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야당자체의 의혹부터 조사하는 것이 순서』라고 맞받아 쳤다. 그는 또 국민회의측이 검찰수사를 「물타기」 「물귀신 작전」이라고 운운하고 있는데 대해 『여야 모두 숙연한 자세로 검찰 수사결과를 조용히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자제를 요청했다.
○…국민회의는 이날 권노갑 의원의 한보자금수수의 여파가 당으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았다. 국민회의는 긴급 간부회의를 연데 이어 10여차례 성명과 논평을 통해 여권을 집중공격하는 등 파상공세를 펼쳤다.
국민회의는 간부회의를 통해 『은행들의 100억원이상 대출은 청와대 경제수석에 보고하도록 돼있다』며 『몇조를 대출받아 재벌의 판도를 바꾼 거대 대출은 틀림없이 대통령이 직접 소관한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국민회의는 이날 대변인과 부대변인들이 총출동, 『대선주자 한명의 하루 용돈이 4,000만원』 『나사본의 핵심인물이 대선직후 한보이사로 갔다』 『민주계의 이충범 변호사가 제일은행의 고문변호사』(설훈 수석부대변인) 『민주계 인사가 홍인길 의원에게 「큰 마음 먹으라」고 충고한 것은 현정권이 한보게이트의 속죄양을 찾지 못했음을 의미하는 것』(박선숙 부대변인) 『한보의 「젊은 실세」 정보근 회장을 수사하지 않는 것은 「민주계 장외실세」와의 커넥션을 덮어두려는 정략적 고려』(윤호중 부대변인)라는 등의 파상공세를 펼쳤다.
○…자민련은 검찰수사가 정치권으로 비화되고 있지만 현재까지 소속의원들의 연루사실이 드러나지않자 일단 안도하면서도 불똥이 튈 것을 내심 우려하고 있다.
김종필 총재는 이날 낮 소속 의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참석자들에게 『우리당은 이번 사태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만큼 의연하게 행동해달라』면서 당의 결속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환 사무총장은 자민련 의원들의 연루설과 관련, 『한보 정회장은 로비의 귀재인 만큼 우리같은 야당에 청탁을 할 일이 없다』면서 『우리는 검찰의 무리한 짜맞추기식 수사를 경계한다』고 말했다.
김창영 부대변인도 논평에서 『검찰수사를 보면 대통령이 「성역없는 수사」를 지시했는지 「성의없는 수사를 지시했는지 의문을 갖는다』며 『여권은 한보사태를 당리당략적으로 접근, 여야 각 1명씩의 짝짓기식 사법처리로 권력형비리라는 본질을 오도해서는 안된다』고 비난했다.<홍희곤·홍윤오·권혁범 기자>홍희곤·홍윤오·권혁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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