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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록보육원과 사랑의 실천 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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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록보육원과 사랑의 실천 운동본부

입력
1997.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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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원 긴급구호 요청,민간단체가 선물 준비/“설쇠기 정말 힘드네요”/“불우이웃 사회적 무관심 실감”/찾는 이 없어 “아이들 보기에 민망”/대기업에 협찬 구했지만 모두 거절/빠듯한 예산 쪼개 오랜만에 웃음꽃썰렁한 설맞이를 하게 된 보육원의 요청으로 민간단체가 설 선물을 선사, 가뜩이나 도를 더해가는 불우이웃에 대한 사회적 무관심을 실감케 하고 있다.

6일 상오 서울 종로구 연지동 기독교회관 현관 앞에는 쌀, 사과, 귤, 음료수가 수북하게 쌓였다. 불경기에 한보 특혜대출사건까지 겹쳐 설 분위기는 침체됐지만 쌀과 과일 등을 전달받은 무의탁 노인, 소년소녀가장들은 양로원과 보육원에서 오랜만에 웃음꽃을 피웠다.

관악구 남현동 상록보육원 부청하 원장이 사랑의 실천 국민운동본부(회장 유호준)에 구호요청 전화를 한 것은 3일. 부원장은 평소 운동본부의 요청에 따라 구호의 손길이 필요한 불우이웃을 소개해 주는 일을 해와 이 단체와는 친근한 사이. 부원장은 유회장에게 『어수선한 시국 때문인지 설인데도 찾아오는 사람 하나없어 아이들 보기가 민망하다』며 「긴급 구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운동본부도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지난해 설에는 대기업 협찬으로 무의탁 노인에게 휠체어 20대와 쌀 2백가마니를 제공, 그럭저럭 체면을 살렸지만 올해는 누구도 거들떠 보지 않았다.

유회장은 『설을 앞두고 여러 대기업을 찾아 다니며 협찬을 타진했으나 모두 거절, 올해 설 불우이웃돕기행사는 포기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운동본부는 그러나 따뜻한 마음이라도 전해야 한다고 판단, 빠듯한 예산을 쪼개 부랴부랴 잔치를 준비했다.

일일이 양로원과 보육원을 찾아다녀야 했지만 워낙 급하게 잔치를 준비하느라 노인들과 소년소녀가장 대신 양로원 보육원 대표들만 행사장으로 불러 모아야 했다.

이날 서울시립양로원 등 7개 양로원의 무의탁 노인과 3개 보육원 원생, 소년소녀가장 15명 등에게 각각 쌀 1백㎏, 사과 2상자, 귤 1상자, 음료수 등이 주어졌다. 유회장은 『사회분위기가 어수선할수록 사랑을 잊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원장은 『경기도 안 좋고 시국도 혼란스런 요즘 불우이웃은 더 힘들고 어렵다』며 따뜻한 관심을 촉구했다.<서사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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