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향민 최용하옹 ‘핵폐기물’ 시위후 사망『고향 생각에 눈물만 흘리시더니…』
6일 이화여대 동대문 병원 영안실. 5일 광화문 대만대표부 앞에서 핵폐기물 북한수출 반대시위에 참가한 뒤 귀가하다 지하철 전동차에서 심장마비를 일으켜 숨진 평남 개천군 군민회장 최용하(74·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697)옹 빈소에는 실향민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 큰딸 명숙(43)씨는 『북한 경제와 식량 사정이 악화하고 있다는 소식에 고향 친척분들을 걱정하며 통일이 될 때까지 살겠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셨는데…』라며 흐느꼈다. 최옹은 해방전 단신 월남, 고향에 두고 온 모친을 그리워하며 중국을 자주 방문, 재중동포와 친척으로부터 고향소식을 전해 들었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최근에는 모친의 기일을 전해 듣고 제대로 부모님 제사를 올리게 됐다며 기뻐하기도 했다. 최옹은 중국 옌볜(연변)에 거주하는 친척을 찾아 도움을 주기도 했고 이들을 초청, 일자리도 마련해 주었다. 같은 고향 출신인 김정엽(71)옹은 『그는 애향운동이 통일운동이라며 이북도민회 일이라면 발벗고 나섰다』며 『중국쪽에서 두만강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눈물짓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슬퍼했다.
최옹은 심근경색으로 투병중인 부인 김용한(65)씨를 홀로 간병하다 몸이 많이 약해졌는데도 『핵폐기물로 고향을 더럽힐 수 없다』며 이날 이북도민회 회원들을 이끌고 시위를 하는 무리를 했고, 그토록 원했던 고향을 보지도 못하고 한많은 생을 마감했다.<정진황 기자>정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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