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동향따라 대응카드 구체화 전망국민회의는 6일 잇따라 성명을 내고 여권 실세와 검찰수사를 비난했다. 정동영 대변인은 이날 김대중 총재의 일산자택을 다녀온뒤 『한보사태에 대한 파상공세를 펴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국민회의는 이날 「민주계 일망타진」 「1조원 정치자금은폐」 등 극한적인 표현을 사용하며 여권인사들을 무차별 공격했다. 그러나 이같은 공세는 핵심을 찌르기보다는 사실상 엄포성에 그치고 있는 듯하다.
김총재는 여러차례 한보사태를 규명하는 증거를 갖고있다고 언급해왔다. 그러나 권노갑 의원이 연루된 마당에 대여공세를 유보하고 있는 그의 태도는 갖가지 궁금증을 낳고있다.
김총재는 이날 긴급간부회의에 참석하는 대신 『진실은 끝내 밝혀진다. 진실은 국민들의 가슴속에 있다』는 짤막한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또 이날 측근들과 조찬을 함께하면서 『YS가 공도공멸의 길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나름대로 향후정국을 진단하기도 했다.
김총재의 측근들은 그의 신중한 자세에 대해 『한보사태와 관련한 장기전태세를 굳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권내부의 분열상, 한보사태의 성격 등을 감안한 전략적인 판단을 하고있다는 것이다.
국민회의 한 당직자는 『권의원이 입은 피해는 아프지만 4∼5일이면 지난 일이 될 것』이라며 『그러나 한보사태는 현재 진행형으로 여러차례의 국면전환이 예상된다는게 총재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김총재에게는 신한국당 박찬종 고문진영이 전략을 수정했다는 등 여권내부동향에 대한 보고가 들어가고 있다』면서 『여권의 수습책이 아직 드러나지 않은이상 이쪽 패를 다보여줄 필요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회의가 현상태에서 강경일변도 노선을 취할 경우 여권에 결속계기만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총재가 대여공세를 자제하고 있는 것은 한보사태를 확전쪽으로 몰고 갈 경우 득보다 실이 있을 수 있다는 계산을 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국민회의측이 이미 오래전부터 『김총재의 상대는 김영삼 대통령이 아니다』라는 전략을 세워놓고있는 것도 이와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김총재의 한 측근은 『DJ는 대선주자이지만 여권주자들은 예선주자일뿐』이라며 『YS와 이전투구를 벌일경우 우리측도 상처를 입지만 저쪽에는 전혀 피해를 입지않은 주자들이 남게된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김총재가 한보사태가 자칫 정치권의 세대교체공방이나 「3김퇴진론」으로 이어질 경우 유리할 것이 없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따라서 김총재는 검찰의 수사진행상황과 여권의 동향 등을 보아가며 「대응카드」를 구체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유승우 기자>유승우>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