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사태로 민주계와 PK(부산·경남)세력이 흔들리고 있다. 김영삼 대통령의 가신인 홍인길 의원이 한보측으로부터 수억원의 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자 민주계 인사들은 매우 침통한 표정이다. 5, 6일 심완구 울산시장 상배상가에 모인 민주계 인사들은 평소와 달리 말없이 한숨만 내쉬었다.민주계는 단순히 홍의원에서 그치지 않고 더 많은 「상도동」 동지들이 한보사태에서 희생될 것이란 설 때문에 더욱 불안한 심정이다. 이미 야권은 민주계 대권주자 두명과 중진 S의원 등에게 한보 연루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만일 한보 연루자가 더 나올 경우 자칫 당내 최대계보로 활동해온 민주계의 존립마저 불안해지는 상황에 놓이기 때문이다. 또 그동안 내세웠던 「민주화투쟁」의 명분도 탈색되고 「부패연루」라는 오점만 남게될 수도 있다. 상당수 민주계 중진이 한보태풍에 휘말릴 경우 『상도동 1세대의 역할은 사라질 것』이라는 극단적 시나리오도 거론되고 있다.
정가에서는 한보그룹 정태수 총회장이 경남출신인 점을 들어 『상당수 부산·경남 출신 인사들이 정총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았을 것』이라는 얘기들이 많이 나돌고 있다. 또 현정부의 실세 정치인이었던 민주계 인사들이 집중적 로비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민주계 인사들은 『정치인들이 부탁한다고 수조원이 대출되겠느냐』고 반문하며 『야권 및 구세력들이 민주계를 집중 음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일부 민주계 소장파 의원들은 『오해를 받도록 행동해온 우리 자신도 반성하면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김광덕 기자>김광덕>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