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고려 ‘빅4’ 교체여부 최대 관심사한보사태 파장이 심화하는 가운데 이달 하순이나 내달초께 단행될 것으로 알려진 당정개편의 윤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영삼 대통령은 지난달 연두기자회견에서 조기개편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노동법파동에 이어 한보사태가 터짐으로써 김대통령에게도 새로운 상황대처요인이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당정개편의 폭과 내용이다. 여느때 같으면 김대통령도 훨씬 여유있는 인사구상이 가능하겠지만 지금은 그럴만한 시점이 못된다. 올 연말 대통령선거도 고려해야하기 때문이다. 차기대선구도와 맞물린 밑그림을 그려야하는 이번 당정개편은 김대통령의 임기중 가장 힘든 「사람 고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개편 폭은 전면적인 교체쪽이 우세한 편이다. 여권주변에서는 「조각에 버금가는 대규모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돌고 있다.
우선 국무총리와 신한국당 대표, 청와대 비서실장과 안기부장 등 이른바 「빅4」로 불리는 여권 핵심인사 4명의 교체여부가 관심사다. 이수성 총리의 경우 김대통령은 연두회견에서 「계속 일을 맡겨야 할 일꾼」이란 식으로 교체설을 부인했지만, 지금의 정치상황은 그때와 달라 김대통령의 생각이 계속 유효한지가 관심거리다. 이총리가 움직일 경우 신한국당쪽으로 옮길 것이란 관측은 오래전부터 제기돼왔다. 이총리의 정치적 역량과 가능성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TK(대구·경북)출신이란 지역적 배경에다 때묻지않은 이미지 등이 그의 정치적 효용가치를 높히는 측면이 있다. 다만 현장정치 경험이 전무한 이총리를 당의 요직에 기용할 경우 그 자체가 여권의 대선구도와 관련, 여러가지 추측을 불러일으킬 정치적 부담은 있다. 이총리가 교체될 경우 후임으로는 신한국당의 지도급 인사 등이 거명되고 있다.
이홍구 대표의 거취는 유동적이다. 노동법 파동과 한보사태의 여파로 교체 될 것이란 관측도 있으나, 시기적 미묘함과 「대선체제의 완전한 정렬」까지 대표교체를 미뤄야 한다는 핵심부의 의중에 따라 유임 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와관련, 여권의 고위관계자는 『전쟁중에 장수를 바꾸는 어리석은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교체설을 부인했다. 이대표가 경질될 경우 후임에는 대선주자가 아닌 당의 원로가 기용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광일 청와대비서실장과 권영해 안기부장의 교체문제도 김대통령이 고심해야할 대목이다. 안기부장의 경우 대통령의 잔여임기동안 권부장의 자리를 메울만한 마땅한 인물이 없다는 점 때문에 교체여부를 점치기가 어렵다.
당정개편의 시기와 관련해서는 김대통령의 취임 4주년인 오는 25일 전후와 3월5일의 인천, 수원 보궐선거직후 등 여러설이 나오고 있지만 보궐선거 이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대표가 6일 기자들과 만나 『김대통령은 보궐선거를 잘 치르라고 당부했다』고 소개한 것도 당정개편 시점이 보선 이후가 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정진석 기자>정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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