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떡은 개인접시에/차례음식 응용도 한 방법설날은 어느때보다 손님 맞을 일이 잦다. 정갈하게 차려진 손님상 만큼 그 집안의 가풍과 주부의 살림솜씨를 잘 드러내 주는 것도 없다.
요리연구가 하숙정씨는 『손님들은 여러 곳을 방문하면서 비슷비슷한 명절음식을 대접받으므로 자기 집이 자랑하는 독특한 요리 위주로 간단하게 상을 차리는게 낫다. 전통 한과에는 뜨거운 차가 어울리고 과일이나 떡도 수북하게 담는 것보다 개인접시에 한 가지씩 담아내는게 정갈해 보인다』고 말한다. 또 『흰 떡을 이용한 떡볶이, 떡산적, 제사상에 올렸던 닭고기 버섯 등을 이용한 닭꼬치 등 응용요리를 만들어 내놓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인다.
늘 손님을 많이 치르는 명사 가정의 주부들이 갖고 있는 손님접대방법과 독특한 명절음식치레를 배울 수도 있다.
김준엽 사회과학원 이사장 댁에는 명절이면 고려대 총장 시절의 제자 교수 교직원 등이 줄지어 인사를 온다. 신정에만 50명이 넘는 손님이 찾아왔을 정도다. 안주인 민영주(74)씨는 『손님에게 술 한잔씩을 주는 것이 우리 집의 관례이기 때문에 잣 육포 오징어채 한과 등의 마른 안주와 편육 빈대떡 등 술안주를 넉넉하게 준비해둔다』고 말한다.
민씨는 설 전날부터 며느리와 일하는 사람을 지휘해 음식상 준비를 한다. 마른 안주는 여러개의 구절판에 나눠 담고 20개가 넘는 술잔도 씻어 쟁반에 받쳐놓는다.
편육은 「상 차릴때 다시 데울 필요가 없기 때문에 많은 손님을 치르기에 적당해」 민씨가 십여년동안 만들어온 음식. 대파 마늘 양파 등을 넣고 소 양지머리는 2∼3시간, 돼지삼겹살은 1시간가량 삶는다. 『고기를 꺼내기 전 30분∼1시간전에 술을 조금 넣으면 냄새도 없어지고 고기살도 연해진다』고 일러준다. 다 익은 고기를 베보자기에 싸고 그 위에 맷돌을 올려 반나절가량 둔다. 이것도 미리 납작하게 썰어 쟁반에 담아두고 마르지 않도록 젖은 헝겊을 덮어둔다.
하근영 LG전자 상무댁은 설이면 경남 진주에 사는 부모와 두 동생가족이 올라와 집안이 북적댄다. 아내 백순분(51)씨는 『교회, 회사손님이 끊이지 않기 때문에 두 동서와 꼬박 사흘동안 음식장만을 한다』고 들려준다. 약식 떡을 장만하고 다과상에는 식혜, 수정과, 유자차 등 전통음료를 내놓는다. 어린이를 위해서는 가래떡을 이용해 떡볶이나 떡산적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떡산적용 가래떡은 5㎝길이로 썬 다음 네등분해 간장과 참기름에 버무린다. 비슷한 길이로 썬 쇠고기, 표고버섯은 양념장에 버무리고 당근은 데쳐낸다. 산적꼬치에 순서대로 꿰고 뜨거운 팬에서 양념장을 바르며 앞뒤로 지져낸다.<김동선 기자>김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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