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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책인사·빅뱅 등 파장 촉각/바짝 긴장한 은행권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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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책인사·빅뱅 등 파장 촉각/바짝 긴장한 은행권 표정

입력
1997.0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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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치·정치금융 사슬끊는 계기로” 자성론도○…현직 은행장 두 명이 5일 검찰에 구속되자 은행권에 회오리가 몰아치고 있다. 검찰수사와 동시에 태풍의 중심권에 있던 은행들은 전날 행장이 소환될 때만해도 『설마』했으나 수사의 초점이 정치권으로 옮겨가자 마자 태풍의 영향력을 실감하고 있는 모습이다.

또 이번 행장의 구속이 금융개혁위원회 활동과 맞물려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 및 「한국판 빅뱅」을 촉발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며 향후 파장에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번에도 은행장만 희생양이 되는 것이냐』며 볼멘 소리도 튀어나오고 있다.

○…가장 충격을 받은 곳은 역시 제일은행과 조흥은행. 두 은행 모두 수석전무대행체제를 갖춰 내부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특히 조흥은행의 경우 창립 100주년 경사를 앞두고 있는데다, 우찬목 행장이 한보사태이후 평상시처럼 행동해 임직원조차 대출커미션과 연결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허탈감에 사로잡혀 있다.

제일은행 관계자는 그러나 『대출을 지시할 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은행장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느냐』며 안타까워 했고, 조흥은행 관계자도 『행장의 성격상 도저히 납득이 안간다』며 『한보대출에 소극적이어서 정태수 총회장에게서 미움을 받아 타깃이 된 것 아니냐』고 동정론을 폈다.

한편 신광식 제일은행장은 이날 구속 수감직전 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사의를 표명하고 구치소로 책을 보내달라고 부탁했다는 후문.

○…행장 소환을 앞둔 산업은행과 외환은행의 임직원들도 긴장감을 풀지 못하고 있다. 당초 3명만 사법처리될 것이라는 소문속에 1차 소환대상에서 빠지자 안도했지만 막상 두 은행장이 구속되자 『불똥이 언제 튈지 모른다』며 소환여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구속자가 더이상 없더라도 한보사태와 관련해 임원들의 물갈이인사와 은행간 통폐합 등이 조만간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영삼 대통령이 지난주 긴급경제장관회의에서 『금융개혁을 가속화시켜야 한다』고 언급한데다 정부 고위관계자도 최근 관련은행의 연대책임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장에 이어 전무 감사 상무 등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여론도 있어 이달말 은행주총에서는 사상 최대의 문책인사가 단행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소위 「관치금융」 「정치금융」의 고리를 자를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자성론도 있다. 한 관계자는 『한보사태를 계기로 정부나 정치권의 압력을 거부할 수 있는 이유가 생겼다』며 『행장이나 임원선임과정이 좀 더 투명해지면 은행장의 수난도 재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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