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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상자는 뇌물상자?/전씨 비자금사건 등장후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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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상자는 뇌물상자?/전씨 비자금사건 등장후 각광

입력
1997.0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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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수씨도 2억씩 넣어 전달/행장부인·운전기사 추궁 확인정태수 한보그룹 총회장은 은행장들에게 사례금을 주면서 사과상자를 이용했다. 정총회장은 지난해 7, 9월 신광식 제일은행장과 우찬목 조흥은행장에게 각각 4억원을 주면서 2억원씩 넣어 전달했다.

2억원을 넣은 사과상자의 무게는 대략 26.4㎏. 고령의 정총회장이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운반·전달할 수 없다. 검찰은 정총회장의 진술로 윤곽이 잡혔는데도 두 행장이 완강히 부인하자 이들의 부인과 운전기사를 추궁했다. 한 행장의 부인은 남편이 2억원이 담긴 사과상자 2개를 집으로 가져온 사실을, 또 다른 행장의 운전기사는 다른 사람이 실어준 사과상자를 행장집으로 운반했다고 실토했다. 두 행장은 부인과 운전기사의 진술을 들이대자 자백할 수 밖에 없었다.

사과상자는 이미 지난 해 4월 쌍용그룹 김석원 전 회장(신한국당의원)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자금 61억원을 사과상자 25개에 현찰로 담아 회사 경리부 창고에 보관해오다 발각돼 화제가 된 바 있다. 5일 구속기소된 이태형 전 수자원공사 사장도 1억5천만원씩 담긴 사과상자 2개와 1억원이 든 라면상자 1개를 받았다. 이양호 전 국방장관 수뢰사건은 운전기사 조사로 행적이 드러났다.

사과상자가 뇌물전달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은 구하기 쉽고 선물로 속일 수 있기 때문. 사과상자 1개에는 1만원권으로 2억4천만원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김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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