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중진급 추가연루 전망·대선주자도 거론/광역단체장·재경위 등 소속의원도 포함된듯『한보태풍에 휘말릴 다음 정치인은 또 누구…』
5일 신한국당 홍인길 의원과 국민회의 권노갑 의원이 한보측으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정치권의 이목은 거물급 인사의 추가 연루여부에 모아지고 있다.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김영삼 대통령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끝까지 정공법을 택할 것』이라며 『검찰수사에서 혐의가 드러나면 여권 실세든 중진이든 가리지 않고 사법처리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다른 관계자는 『홍인길·권노갑 의원은 모두 김대통령과 김대중 총재의 최측근들』이라면서 『여론의 추이를 지켜본 뒤 다른 중진 정치인들의 이름이 오르내리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점쳤다.
현재로서는 여야의 중진급 및 실세의원들이 추가로 한보 연루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정가에서는 이미 「누가 위험하다」는 등 온갖 추측과 소문이 무성하다. 야권에서는 신한국당의 대권주자와 민주계 실세 등을 집중 겨냥하고 있다. 물론 이들은 『한보로부터 결코 돈을 받은 적이 없다』며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최근 검찰관계자가 『한보 리스트에 말 못할 거물이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지자 여당 대권주자중 1명이 수사선상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부산·경남출신 인사들이 상당수 연루돼 있다고 들었다』며 대권주자 한 사람의 연루가능성을 거론했다. 또 국민회의측은 K씨에게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으나, K씨는 『나는 결코 아니다』고 강조하고 있다.
만일 뇌물을 받은 대권주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대통령이 「읍참마속」의 심경으로 단죄하기가 힘들 것이란 일부의 시각도 있다. 이들을 처벌할 경우 정권기반 훼손, 불복 가능성 등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광역 단체장 1명과 청와대 고위직을 지낸 국회의원 두명, 경제각료 출신 여러명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여권에서는 우선 야권 지도부의 한보연루설을 흘리고 있다. 그러나 야당의 두 지도부는 모두 『절대로 돈을 받은 적이 없다. 여당의 음해에 불과하다』며 일축하고 있다. 비리연루 여부를 떠나서 야당 지도부가 검찰조사를 받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또 국민회의에서는 김대중 총재 측근인사들과 재경위 소속 의원 등이 오르내리고 있다. 여권 인사들에 대한 검찰조사 폭이 확대될 경우 「끼워넣기」차원에서 이들중 일부도 단죄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 자민련측에서는 고위당직자와 2∼3명 의원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또 재정경제위, 건설교통위, 통상산업위 소속의원중 「떡값」수준을 넘는 거액의 돈을 챙긴 여야의원들이 정치권 사정대상자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김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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