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소 살림 도맡아온 집사장역/“책임 떠안으려 하겠냐가 문제”신한국당 민주계의 한 의원은 5일 『홍인길 의원이 과연 책임을 떠안으려 하겠느냐가 문제』라고 촌평했다. 홍의원과 함께 상도동 가신그룹에 속하는 이 의원의 말은 홍의원과 김영삼 대통령의 관계를 핵심적으로 짚어주는 표현이다.
김대통령과 같은 거제출신에다 인척이기도 한 그는 부산에서 수산업에 종사하며 김대통령의 선거구(부산 서구)를 관리해왔다. 또 야당시절부터 자금과 집안관리는 물론 YS의 대소 살림살이를 도맡아 왔다. 자금관리자는 그 속성상 「모시는 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게된다. 오랜 세월 김대통령을 그림자처럼 보필하며 집사장 노릇을 했던 그가 YS집권후 청와대 총무수석이 된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민주계 의원의 촌평이 『홍의원이 책임을 지겠다고 자청하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문제가 복잡해질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것도 이런 저간의 사정에 근거하고 있다.
홍의원이 초선의원으로 수억원대라는 간단치 않은 액수의 뇌물을 수수했다는 혐의를 받고있는 것도 그의 배경과 무관치 않다. 안경사협회 로비파문 등 돈문제가 거론될 때마다 단골 연루인물로 등장했던 것도 돈 흐름의 중심에 있어야 했던 그의 역할때문이다.
한보가 홍의원에게 거액의 돈을 줬다면 그것은 그가 핵심실세라는 점을 고려했기 때문일 것이다. 한보로선 그가 청탁이나 압력을 통해 은행대출 등을 따주지 못한다해도 어려울 때 찬바람을 막아줄 병풍이나 지원군 역할을 해줄 수 있으리라는 판단을 했음직하다.
한보가 민주계 핵심인사들을 집단원군으로 확보했을 개연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소탈한 성격에 여야 통틀어 척진 정치인이 별로 없는 그는 어쩌면 정치자금 관리자가 걸어야 할 악운의 길을 가고있는지 모른다.<홍희곤 기자>홍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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