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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토 제거 정국안정 최대변수/샤리프정권의 파키스탄 앞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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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토 제거 정국안정 최대변수/샤리프정권의 파키스탄 앞날

입력
1997.0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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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가리 대통령 영향력 견제도 짐파키스탄 정국이 최대야당 파키스탄회교동맹(PML)의 총선 대승으로 파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우선 차기 총리직에 오를 나와즈 샤리프 PML당수가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에 대한 정치보복에 나설지 여부가 주목거리다. 4년전 부토가 주도한 반정부시위에 밀려 부패혐의로 총리직을 사임해야 했던 치욕을 곱씹어온 샤리프는 권좌에 복귀함으로써 「칼자루」를 다시 쥔 것이다.

샤리프는 3일 『보복에 탐닉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지만 이를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는 이전부터 부토와의 오랜 권력투쟁에 종지부를 찍을 날만 별러 왔기 때문이다. 88년 총선부터 이번까지 두 사람은 두 차례씩 총리직을 주고 받았다. 패한 쪽은 야당지도자로 나서 반드시 상대를 실각시켰던 전례에 비춰볼 때 샤리프가 재기를 노릴 게 분명한 부토를 그냥 놔둘리 만무하다.

더욱이 샤리프의 의지만 뒷받침된다면 독직혐의로 총리직에서 물러난 부토를 사법처리까지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미 부토는 집권시절 15억 달러규모의 국고를 유용했으며 야당인사 탄압을 위해 암살단까지 운영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백척간두의 위기에 놓인 부토가 영국 망명에 곧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부토의 제거는 성공할지 모르지만 샤리프 차기정권이 정국 안정을 가져올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소수로 전락했지만 부토의 잔존 지지세력이 정국 불안요소로 남아있는데다 경제 악화에 따른 국민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탓이다. 특히 치솟는 물가와 대량 실업, 바닥난 외화보유고 등으로 촉발된 경제난국은 정치혐오로 이어지며 이번 총선참가율을 사상 최저인 20%대 수준까지 끌어내렸다.

이와 함께 온전한 정국 주도권을 행사하기 위해선 파루크 레가리 대통령과의 관계 정립도 샤리프에게는 시급한 과제다. 레가리 대통령은 부토를 해임한 이후 경제개혁을 주도하는 한편 일부 군부인사들을 참여시킨 안보위원회를 발족하는 등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레가리는 또 『새 총리가 경제 살리기의 국정노선에서 이탈할 경우 해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경우에 따라 샤리프와 레가리의 관계가 틀어질 경우 정국은 예측하기 힘든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 결국 샤리프는 라이벌 부토를 밟고 권좌를 되찾았으나 그 자리는 「상처뿐인 영광」이 될 수도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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