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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가 압수수색 대상이냐”/한보 14개 하청업체의 항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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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가 압수수색 대상이냐”/한보 14개 하청업체의 항변

입력
1997.0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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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금조성 혐의에 “관련없다”/“미수금 수십억원도 억울한데”검찰이 4일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은 영장에 압수수색대상으로 기재된 14개 하청업체는 어리둥절해 했다. 검찰은 한보그룹 정태수 총회장이 공사대금 과다계상 등을 통해 시설자금으로 대출받은 돈을 유용한 혐의가 있다며 압수수색키로 했다. 정총회장이 하청업체들과 짜고 대출금으로 비자금을 조성하는 등 타용도로 전용한 혐의가 짙다는 것이다. 그러나 업체들은 『우리도 피해자다』, 『모든 증빙서류가 있다』고 반박했다.

14개 업체는 대부분 용광로, 공해방지설비, 열연장비 등을 납품하며 당진제철소 건설에 참여한 회사들. (주)Y건영은 93년부터 당진제철소 냉연공장 건설하도급 공사를 1백50억원에 수주했으나 한보철강에 50억원가량의 미수금이 물려 있다고 주장했다. 경리부 관계자는 한보철강의 위장계열사 가능성에 대해 『한보관계자의 지분은 전혀 없다』며 『우리도 피해자』라고 말했다.

당진제철소에 공해방지설비를 납품한 K사는 연간 총매출액 3백50여억원, 직원만 3백50여명에 이르는 중견업체. 한보와 2∼3년전부터 거래해 왔으며 한보철강이 발행한 30여억원의 어음 때문에 오히려 자금사정이 나빠졌고 진행중인 공사도 자금결제를 받지못한 상태이다. 회사관계자는 『하청업체인 만큼 친분은 있지만 비자금을 관리해 줄 정도는 아니다』라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J건설은 당진제철소 열연철물과 발전소설비를 담당한 업체. 지난 해 70억원대 설비를 계약했으나 타업체 일감을 떠안아 거래액이 1백20억원 정도로 늘어나면서 피해액도 증가했다. 정모(50) 사장은 『공사금액을 과다계상하면 차후 이를 정리할 방법이 없다』며 『설계도면에 따라 설비물량과 단가를 산출했고 세금계산서도 있어 수사한다 해도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J건설은 한보철강에 미수금 60억원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이 날 한보그룹 재정본부 재정팀 김모(30) 대리 부부와 유모(29) 대리 등 명의의 예금계좌도 압수수색대상에 올려 계좌추적대상 재정본부 관계자와 정총회장 친인척은 9명으로 늘어났다.<홍덕기·정진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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