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회 거론에 여 지도부 일단 부정적/대권주자들 흐름 주시하며 신중 반응한보사태의 와중에서 불거져 나온 「대선후보 조기가시화론」이 신한국당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3일 초선의원 모임인 「시월회」 총회에서 일부의원들이 『여당과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바닥세인만큼 새로운 대선후보를 조속히 드러내 그를 중심으로 새출발해야 한다』며 「신중심론」을 들고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조기가시화에 대한 반론이 만만치 않다. 당지도부는 『시기적으로 너무 이르다』며 일단 부정적인 반응이다.
강삼재 사무총장은 『시국을 풀어가는 방법으로 조기전당대회를 거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오히려 후유증이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시월회 총회에서도 조기가시화와 관련, 찬성보다는 반대한 의원들이 더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반대논리는 다양하다.
우선 조기가시화가 대권경쟁에서 탈락한 인사들의 탈당 가능성을 높여주는 등 당내 분란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여권의 대선후보가 야권의 집중공세를 받아 본격적 선거전에 돌입하기 전에 크게 흠집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대통령의 레임덕(통치권 누수)현상을 가속화, 국정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도 없다.
그러나 조기가시화론자들은 『당정개편만으로는 민심을 수습할 수 없다』며 『대권논의로 국면을 전환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정계 일부의원들도 『대통령의 지도력을 원상회복하기는 힘들다』며 『따라서 빨리 새 얼굴을 내세우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권주자들은 조기가시화론의 대두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신중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회창 고문측은 『가타부타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으나, 내부적으로 「조기가시화」가 유리하다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박찬종 최형우 고문 김덕룡 의원 등은 조기가시화론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유보적 반응을 보였다.
박고문측은 『야당측의 움직임을 지켜봐야 하고 예비후보들이 대의원들과 충분히 접촉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고문측은 『경제위기 국면에서 대권 얘기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조기가시화하면 시끄럽기만 할 것』이라고 반론을 폈다. 김의원측은 『조기가시화문제는 국정운영 전반과 맞물려 있어서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한동 고문측은 『경선은 대통령의 레임덕 방지와 정권재창출을 위한 준비기간 등을 모두 고려해 적절한 시점에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환 고문측은 『경선을 너무 빨리하면 선거자금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당 관계자들은 그러나 한보사태로 대권후보가 자연스럽게 압축될 것이고, 경선시기도 당초 예상됐던 8∼9월보다 최소한 1∼2개월 가량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김광덕 기자>김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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