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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대폭풍 경보’/한보 의혹­한보수사 급물살에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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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대폭풍 경보’/한보 의혹­한보수사 급물살에 긴장

입력
1997.0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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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거물급 등 연루정치인 큰 폭 늘 것” 유력시/YS 초강경 돌파 의지로 정계 지각변동 예고한보사태가 정치권의 큰 지각변동을 몰고 올지도 모르겠다. 이같은 관측은 현재 진행중인 한보수사가 급진전, 여야정치권이 마침내 태풍권에 진입하고 있다는 주장이 유력하게 떠도는 배경에서 출발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정치권의 한보연루자 숫자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이중에는 여야의 핵심실세 정치인 다수가 포함될 것이란 얘기가 설득력있게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여의도 정가 주변에는 4일 상오부터 「한보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으며, 여야의 실세 정치인 몇명의 희생이 불가피한 것 같다」는 귀띔이 속속 전해지고 있다.

소식통들은 이같은 정황을 전하며 『이는 가설 차원이 아니다』라고 말할 정도다.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와관련, 『정태수 총회장이 마침내 입을 열기 시작했으며, 정회장의 진술과 수사결과에 따르면 「한보돈」을 건네받은 정·관·금융계인사들은 신문에 거론되는 수준보다 훨씬 큰 규모인것 같다』고 말했다.

이같은 귀뜀이 사실로 판명날 경우 정치권이 요동칠 것은 불문가지다. 가령 여야의 지도급 정치인들과 정부의 고위 관료, 심지어 청와대 관계자 등까지 이번사건에 연루됐다고 한다면 그 여파는 정치적인 「대 공황」사태로 발전할 수 있다.

여기서 분명한 흐름 하나를 읽을 수 있다면 그것은 김영삼 대통령이 이번 한보사태의 수습과 관련해 그야말로 민심을 최우선 순위로 고려한 정면돌파 해법을 결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권 일각에서는 그동안 국면전환을 위한 쇄신책의 시각에서 대선후보조기 가시화나 당정개편 등을 거론했지만 정작 여권 핵심부의 수습카드는 그같은 차원을 뛰어넘는 실로 충격적인 정공법을 선택했다는 해석을 낳고있다.

신한국당 강삼재 총장은 이날 『조기 전당대회 등이 현 시국을 푸는 해법으로 거론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대통령은 스스로 구상중인 수습책이 있으며 지금은 국민의혹을 풀고 한보사태의 진상을 규명하는데 중지를 모아야 할때』라고 말했다.

이처럼 한보사태의 와중에서 여권지도부가 일관되게 고민하고 중요시해온 대목은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실체적 진상의 규명이다. 신한국당의 한 당직자는 『대통령이 한보사태를 성격규정하며 「부정부패의 표본」이란 용어를 쓴 것도 이번기회에 어떠한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비리척결의 개혁의지를 국민앞에 떳떳하게 웅변하겠다는 것』이라며 『김대통령은 어려운 정치국면을 탈출하기 위해 어떤 묘수를 찾기 보다는 국민이 생각하는대로 큰 흐름을 따라 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검찰이 한보수사를 매듭짓지 못한 상황에서 향후 전개될 정치권의 변화기류를 정확히 점치기는 어렵다. 그러나 여야 모두 한보사태로 인해 극심한 상처를 입을 것이 거의 확실시되면서 정치권 전체는 어차피 변화와 진통의 격랑을 피해갈순 없을 것 같다.

여야는 결국 당정개편과 당직개편등의 체제정비과정을 거치겠지만 만에하나 한보사태의 종착점이 이른바 3김구도의 균열을 가져오는 극단적 수준으로까지 귀결될 경우 정치권은 한동안 유례없는 재편의 몸살을 앓아야 할지도 모른다. 여권 소식통이 『어쩌면 우리나라의 정치지도를 다시 그려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한 것은 그래서 더욱더 의미심장하다.<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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